▲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에 나타난 호랑이 그림들은 20점 이상이다.   
 
   
 
  ▲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에 나타난 호랑이 그림.  
 
   
 
  ▲ 반구대 암각화 호랑이의 격자무늬에 대해 유현주 연구원은 “새끼 밴 동물을 격자형 내부 선각문으로 강조해 맹수에서 초식동물까지 동물계 전반을 아우르는 범위에서 대표적 신성동물을 표상화 한 것으로 읽을 수도 있으며, 결코 잡아서는 안 된다는 교육적 표식으로 몸에 격자무늬를 새겨 넣은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보 제 285호 반구대 암각화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고래’다.

반구대 암각화에 새겨진 고래그림은 생동감 있는 모습으로 일찍부터 많은 연구의 주제가 되고 있다. 반면에 호랑이 그림은 20마리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그동안 연구자들의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울산대학교 반구대암각화유적보존연구소가 한국암각화학회(회장 강봉원)와 공동으로 23일 한국학중앙연구원 문형관에서 여는 2018년 한국암각화 가을 학술대회 발표에서는 반구대 암각화에 새겨진 호랑이에 대한 연구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어 눈길을 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유현주 연구원은 22일 배포한 ‘울산 대곡리 반구대암각화 호랑이 도상에 대한 수태동물(受胎動物)로서의 신화 의례적 독법’이라는 주제발표문에서 반구대 암각화 호랑이 그림을 번식과 풍요, 여성성, 수호·생육신을 표현한 것으로 주장했다.

유 연구원은 “반구대암각화가 제작되던 시기의 한반도에는 맹수로서 호랑이 외에도 곰이 서식했다, 왜 대표적 맹수 가운데 호랑이만이 새겨졌으며, 이것은 어떠한 맥락에서 읽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중국 북방계 암각화에 나타나는 호랑이 그림과 반구대 암각화에 새겨진 호랑이 그림을 비교한다.

비교결과, 첫째 중국 북방계 암각화에 나타나는 호랑이 그림은 맹수형인데 비해 반구대 호랑이는 동물·사람을 위협하는 맹수로서 표현되지 않았다.

두 번째 차이점은 중국 호랑이는 동물이나 인간을 쫓고, 잡아먹는 관계로 그려지나 반구대암각화 호랑이 그림은 다른 동물을 쫓는 구도로 배치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반구대암각화 호랑이의 가장 큰 표현상의 특징은 추상적 선각으로 내부를 분할하는 표현 즉, 격자무늬의 호랑이라는 것이다.

유연구원은 특히 이 격자무늬에 대해 “새끼 밴 동물을 격자형 내부 선각문으로 강조해 맹수에서 초식동물까지 동물계 전반을 아우르는 범위에서 대표적 신성동물을 표상화 한 것으로 읽을 수도 있으며, 결코 잡아서는 안 된다는 교육적 표식으로 몸에 격자무늬를 새겨 넣은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세 가지 차이점을 통해 유 연구원은 반구대 암각화에 새겨진 호랑이 문양을 번식과 풍요의 표상으로 사냥금기, 여성성 상징, 수호·생육신으로서의 호신(虎神)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이번 학술대회를 주최한 전호태 울산대학교 반구대암각화유적보존연구소장은 “유현주 연구원의 연구결과는 신화적 의례와 제의적 관점에서 반구대암각화 호랑이 그림의 본질을 언급한 것”이라며 “이번 학술대회에서 호랑이에 대한 상징논의는 한국 암각화 연구가 다양한 시각과 방법으로 이뤄지기 위한 출발선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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