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광진구가 지난달부터 진행하고 있는 조선 성종의 딸 혜숙옹주(경숙옹주 손위 언니) 태실지 발굴모습. 발굴조사는 이번주에 마무리한다.  
 
   
 
  ▲ 울산 울주군 범서읍 태봉산에 있는 경숙옹주 태실비(울산시 유형문화재 제12호).  
 

경숙옹주와 자매관계인 혜숙옹주(1478년~ ?·이름 수란)의 태실지가 지난달부터 지자체(서울시 광진구)에 의해 발굴조사되고 있어 울산시 유형문화재 제12호 ‘경숙옹주 태실 및 비’(울산광역시 울주군 범서읍 사연리)의 발굴조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향토사학자들은 혜숙옹주의 태실지가 발굴조사된 만큼 울산시도 시 문화재인 경숙옹주(이름 합환) 태실지를 서둘러 발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혜숙옹주 태실지는 도굴 때문에 비석이나 태항아리 등 관련 유물이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가 지난해 태비가 확인됐고, 태실지가 위치한 서울시 광진구는 직접 나서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조선 성종의 딸로 혜숙옹주와 경숙옹주와 자매간인 ‘복란’(이름)의 태실지(강원 유형문화재 제66호)는 강원도 원주 태장동에 위치해 있으며 1991년 한림대 박물관에 의해 발굴조사가 완료됐다.

경숙옹주는 1483년(성종 14)에 태어났으며 태실과 비는 1485년(성종 16)에 세워졌다.

태실(胎室)은 왕이나 왕실 자손의 태를 모시는 작은 돌방으로, 예부터 왕실에서는 왕실의 번영과 왕실자손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뜻에서 전국에 이름난 산을 찾아 태실을 만들고 태를 묻었다.

태를 묻은 산을 태봉산(胎封山)이라 하며, 태비(胎碑)는 태실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태실 앞에 세운 비석이다.

경숙옹주 태실지에는 1970년 초 도굴돼 현재 태비만 자리하고 있다. 도굴과 함께 사라진 태지석과 백자 태항아리(외호, 내호)는 이후 돌아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이들은 올해 6월 국립고궁박물관의 ‘조선왕실 아기씨의 탄생’ 전시를 통해 일반에 공개되기도 했다.

현재 ‘경숙옹주 태비’ 바로 앞에는 봉분 형태의 무덤이 위치해 있다.

울산시는 2004년 문화재 지정당시 공고와 안내판을 통해 연고자를 찾았으나 무덤주인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향토사학자 박채은씨는 “문화재로 지정된 지 15년가량 됐지만 문화재 바로 앞 무덤을 이장하지 않고 주변정비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하루빨리 무덤을 옮기고 발굴 조사를 해서 문화재로서 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며 “조선왕실과 관련한 유적은 울산에서 유일 한데다 바로 인근에 경주 최부잣집 조상 묘까지 함께 있어 ‘명당 답사’ 코스로 활용하기에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혜숙옹주 태실지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서울시 광진구 윤성호 학예사는 “전국에 흩어진 태실지 발굴조사는 명당을 중시해온 조상들의 의식 뿐 아니라 출산과 관련한 조선 왕실의 의례나 문화를 들여다 볼 수 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혜숙옹주 태실지 발굴조사는 동생인 경숙옹주 태실의 하부구조와 석함에 대해서도 추정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은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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