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불 vs 드라마 vs 액션…12월 피할 수 없는 '삼파전'

그간 많은 영화들에서 인간적인 얼굴을 연기해 왔던 송강호가 '마약왕'을 통해 어떤 변신을 보여줄 것인지 기대를 모은다. 이밖에도 배두나가 로비스트 김정아 역을, 조정석이 검사 김인구 역을 맡아 송강호와 호흡을 맞춘다.  

청소년 관람불가(이하 청불) 등급을 받았지만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만큼 흥행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우민호 감독은 지난 2015년 부조리한 사회상이 고스란히 담긴 전작 '내부자들'로 7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감독판인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관객수까지 합치면 9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날카로운 시대 비판 감각을 가진 우 감독이 유신정권 아래 1970년대 시대상과 '마약 수출'이라는 소재를 어떻게 버무릴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스윙키즈' 역시 굵직한 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한국전쟁 당시 거제포로수용소에서 결성된 오합지졸 탭댄스팀이 국적·언어·이념을 초월해 탭댄스로 진정한 자유를 꿈꾸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도경수가 수용소의 말썽꾼 로기수 역을 맡아 영화를 이끌어 나간다. 이밖에 오정세·박혜수·김민호 등이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지고 춤에 빠져드는 탭댄스팀 멤버로 분한다. 

'과속스캔들' '써니' 등 휴먼 드라마에 강한 강형철 감독이 북한군 포로들이 있었던 거제포로수용소와 미국을 대표하는 탭댄스를 어떤 조합으로 엮어낼 것인지 눈길을 모은다. 신바람 나는 탭댄스가 보는 즐거움을 준다면 비틀스 등 추억의 팝송들이 듣는 즐거움을 더한다. 약자·소수자들이 함께 연대하는 따뜻한 무대가 올 겨울 가족관객을 겨냥할 예정이다. 

유일한 액션 오락 영화 'PMC: 더 벙커'는 하정우가 원톱으로 활약한다. 미국 CIA 의뢰로 거대 프로젝트를 맡게 된 글로벌 군사기업(PMC) 블랙리저드의 캡틴 에이헵(하정우 분)이 DMZ로 향하지만 작전이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리얼타임 생존액션'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차원이 다른 치열한 전투 액션을 예고한다. '더 테러 라이브'를 통해 스릴감과 몰입도를 증명한 김병우 감독이 하정우와 두 번째 호흡을 맞춰 생동감 넘치는 액션을 완성했다. 1인칭 시점 촬영·원테이크 촬영·드론 촬영 등을 이용해 관객 체험도를 높였다. 

국적이나 명예가 중요하지 않은 용병들의 전투 액션을 위해 김 감독은 블랙리저드 팀원 구성에 무엇보다 공을 들였다. 할리우드 캐스팅 디렉터를 섭외해 오디션 비디오만 1천여 개를 봤고 실제 전직 특수부대 군인 출신 배우를 캐스팅하기도 했다.  

겨울 성수기 시장에서 경쟁을 펼칠 세 영화 모두 강점과 약점이 존재한다. 일단 아직까지 액션 영화가 지난해보다 관객수가 적어 높은 선호도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김형호 영화 시장 분석가는 "전체 관객들이 소비하는 주 장르가 액션인데 지난해보다 적게 봤으니 'PMC: 더 벙커'에는 유리한 조건이다. 그러나 함께 경쟁하는 외화 '아쿠아맨'이 어떻게 스크린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흥행이 좌우될 것"이라며 "외화가 지난해보다 약세라 '아쿠아맨'을 비롯해 연말에 외화가 강세를 보일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드라마 위주의 '스윙키즈'와 송강호의 '청불' 영화 '마약왕'에 대해서는 "올해 드라마가 강세였다는 것은 '스윙키즈'의 강점인 동시에 약점이다. 그 흐름을 타서 흥행할 가능성도 있고 너무 많이 본 까닭에 관객이 들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마약왕'은 '청불' 영화에 목마른 관객들이 있어 반등의 기회가 있을 것 같다. 다만 이런 무거운 분위기의 영화를 중년 가족 관객층이 보러갈 것인가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모로 예측이 어렵고 애매한 12월 극장가다. 올해 총 관객수가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 것 같지는 않지만 12월만 놓고 보면 지난해 12월 관객수가 너무 많아서 작년보다 올해 관객수가 많을 것인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