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매직'이 베트남의 숙원을 이뤄줄까.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말레이시아와 2018년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1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2차전은 15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다. 

박항서 감독은 지난해 10월 부임 후 베트남 축구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1월 23세 이하(U-23) 아시아챔피언십에서 사상 첫 준우승을 차지했고,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사상 첫 4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덕분에 베트남은 '박항서 매직'으로 뜨겁다. 

박항서 감독은 그야말로 영웅이다. 베트남 현지 기업으로부터 자동차는 물론 하노이에 2채, 다낭에 1채의 집을 선물로 받았다. 대표팀 경기가 있을 때면 베트남 국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박항서 감독의 이름을 외칠 정도. 

스즈키컵은 동남아시아 축구 월드컵이다. 내년 1월 아시안컵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대회다.

박항서 감독도 "베트남축구협회와 스케줄을 짤 때도 스즈키컵을 가장 우선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베트남 매체 징도 "베트남 축구가 동남아시아에서 태국에 이은 2위라고 생각하지만, 스즈키컵만 따지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보다 못하다. 스즈키컵 우승이 아시안게임 4강보다 간절하다"고 강조했다.

'박항서 매직'은 스즈키컵으로 이어지고 있다.  

조별리그를 3승1무 무실점 무패로 통과한 뒤 4강에서 필리핀을 1, 2차전 합계 4대2로 제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2008년 우승 이후 10년 만의 결승 진출이다. 

결승 상대는 말레이시아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베트남이 100위, 말레이시아가 167위지만, 만만치 않은 상대다. 조별리그에서 응우옌 콩 푸엉, 응우옌 안 둑의 연속 골로 2대0 승리를 거두기도 했지만, 말레이시아는 통산 5회 우승의 태국을 4강에서 원정 다득점으로 꺾었다.

특히 베트남은 2010년 4강과 2014년 4강에서 말레이시아에 패한 쓴 경험이 있다.

베트남의 분위기다 달아올랐다. 말레이시아로 향하는 비행기 티켓은 일찌감치 다 팔렸고, 베트남 항공사는 증편은 물론 전세기까지 계획 중이다. 여행사들이 내놓은 상품도 없어서 못파는 상황이다.

과연 '박항서 매직'은 베트남 축구의 숙원인 스즈키컵 우승을 완성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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