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중교섭을 벌이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사가 연내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이달부터 실무교섭과 본교섭을 번갈아 가며 집중교섭을 벌이고 있다. 임금과 고용안정 등 현안 문제를 두고 매일 노사가 이견을 좁히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다.
노조 측이 연내 타결을 위한 분수령으로 밝힌 일정은 오는 19일이다. 이날까지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연내 타결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조합원 설명회 등 잠정합의 후 일정을 고려할 때 19일 전후 노사가 어느 정도 의견을 모아야 한다.
노조는 소식지를 통해 “교섭 마무리에 걸림돌이 있다면 노사 대표가 담판을 짓자”며 제안하고, 임단협 마무리 의지를 밝힌 상태다.
회사도 ‘연내 타결’이라는 목표에 공감하고 있다. 회사는 이번주 중 교섭과 관련한 입장을 정리해 노조 측에 전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내 타결’ 의지를 확인한 노사가 실제 현안을 두고 입장 차를 좁히기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사 모두 양보가 필요한 지점이다.
노사는 지난 13일 본교섭을 얼었지만, 고용안정과 임금 등 현안을 두고 입장 차만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기본급 7만3,373원 인상안과 성과급 지급기준 확정, 회사의 구조조정 중단 선언 등을 요구해왔다. 지금까지 회사가 제시한 안은 임금동결과 경영 정상화까지 기본급 20% 반납 등이다.
노조는 19일까지 교섭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20일과 21일 상경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연내 타결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신임 사장 체제를 갖춘 회사는 상생과 협력을 강조하며 노조에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취임 첫날 노조를 방문했던 한영석 사장은 최근 ‘불법 노무관리’ 의혹이 불거지자 직접 박근태 노조지부장을 찾아 유감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노조 또한 반복되는 파업과 투쟁으로 쌓인 조합원의 피로도를 고려해야 하는 처지다. 투쟁에 대한 조합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투쟁 동력이 떨어지고 파업 참가율도 저조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임기 절반이 지난 시점에서 집행부도 성과를 고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노조 규정·규칙상 잠정합의안 조합원 찬반투표는 투표 24시간 전에만 공고하면 되기 때문에 노조가 정한 19일을 넘겨도 연내 투표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2015년 교섭 때도 노사는 12월 24일 잠정합의안을 마련, 28일 조합원 투표에서 가결된 바 있다.
노사는 올해 5월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시작했으나 해양사업부에 대한 구조조정이 단행되면서 갈등했다. 유휴인력 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던 노사는 급기야 노조 측 교섭위원의 막말로 파행해 세달여간 대화를 단절하기도 했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의 중재로 교섭이 재개된 이후 ‘불법 노무관리 위혹’ 등이 불거지면서 노사 관계가 다시 얼어붙었으나 한영석 신임사장이 조직을 개편하고 노조에 직접 유감의 뜻을 전하는 등 발 빠른 조치로 갈등은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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