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정갑윤·이채익·박맹우 등 세 명의 현역 국회의원이 자유한국당의 인적쇄신 칼날을 피해 당협위원장 자리를 지켰다.
한국당이 지난 15일 단행한 당협위원장 교체 명단에는 현역의원 112명 가운데 무려 21명(18.8%)이 오르는 등 그동안 ‘10명+α(알파)’의 현역의원이 포함될 거라는 관측을 훨씬 능가하는 강도로 인적쇄신이 이뤄졌다.
‘당 몰락에 책임이 있는 인사’와 ‘야당 의원으로서 전투력이 없는 인사’는 당협위원장에서 배제하겠다는 게 한국당의 인적쇄신 방침이었는데 적어도 이 대목에 대한 비판에서는 자유로워진 셈이다.
실제 한국당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거쳐 발표한 국회의원 선거구 조직위원장(당협위원장) 임명안’에서 비박(비박근혜)계의 좌장인 김무성 의원과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최경환·홍문종·윤상현 의원 등 현역의원 21명의 당협위원장 자격을 박탈하거나 향후 공모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한국당은 현재 당협위원장이 아닌 김무성·원유철·최경환·김재원·이우현·엄용수 의원 등 6명의 현역의원에 대해서는 향후 당협위원장 공모 대상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 당협위원장인 김정훈·홍문종·권성동·김용태·윤상현·이군현·이종구·황영철·홍일표·홍문표·이완영·이은재·곽상도·윤상직·정종섭 의원 등 15명의 현역의원은 당협위원장 자격을 박탈하기로 했다.
이번 인적쇄신은 △2016년 총선 공천 파동 △국정농단 사건 △6·13 지방선거 참패 △기득권 안주 △검찰 기소 등을 기준으로 이뤄졌다.
인적쇄신 대상에 포함된 현역의원 21명 중 친박(친박근혜)·잔류파는 12명, 비박(비박근혜)·복당파는 9명이다. 인적쇄신에 따른 계파 간 갈등을 의식, 수치상 균형을 맞춘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 친박계 내지 잔류파로 분류되는 의원은 원유철·김정훈·최경환·홍문종·김재원·윤상현·이완영·이우현·곽상도·엄용수·윤상직·정종섭 의원 등 12명이다.
또 비박계 내지 복당파는 김무성·권성동·김용태·이종구·이군현·이은재·황영철·홍일표·홍문표 의원 등 9명이다.
특히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인적쇄신을 주도한 김용태 사무총장도 이번 당협위원장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선수를 살펴보면 3선 이상의 의원이 14명으로 전체 21명 가운데 67%를 차지했다.
4선 이상 중진 의원은 김무성(6선)·원유철(5선)·김정훈·이군현·최경환·홍문종(이상 4선) 의원 등 6명이고, 3선은 김용태·윤상현 의원 등 8명이다.
한국당이 전체 253개 당협 가운데 이날 위원장 잔류를 확정한 당협은 173곳이고, 공모 대상 지역은 79곳이다. 전체 당협위원장 가운데 30% 이상의 대규모 물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79개 지역 가운데 69개 지역은 직전 당협위원장이 지원할 수 없는 일반 공모지역이고, 10개 지역은 직전 당협위원장도 지원할 수 있는 공동 공모지역이다.
한국당은 오는 18∼20일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교체대상 당협위원장 공모 접수를 하고, 1월 중순에는 당협위원장 선발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처럼 현역의원 교체대상이 예상보다 커 계파 간 갈등을 비롯해 후폭풍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들 의원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경우 당내 계파 갈등이 다시 점화되고, 당이 또다시 극심한 내홍에 빠져들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물갈이 대상이 된 의원 중 재판 중이거나 이미 내후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사람이 상당수여서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당초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중앙 정치를 하지 않고 지역 활동에만 올인하는 ‘존재감이 약한 영남 다선’을 인적쇄신의 기준으로 꼽았지만 김무성(부산 중구영도·6선)·최경환(경북 경산·4선)·김정훈(부산 남구갑·4선)·이군현(경남 통영고성·4선) 등 4명을 제외한 영남 다선 의원들이 대거 살아남았다는 거다.
여기에 최경환 의원 등 11명의 의원은 현재 재판을 받고 있어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재판 결과에 따라 자연스럽게 공천에서 배제될 수 있는데다, 김무성·이군현·황영철·윤상직·정종섭 의원 등은 이미 2020년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여서 한국당이 순수한 의미에서 물갈이를 한 현역의원은 5∼6명 수준에 불과하다는 말도 나온다.
한편 한국당 울산시당은 16일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울산지역 5개 당협위원장은 전원 유임”이라며 “사고지구당인 울주군은 18~20일 서울 중앙당사에서 당협위원장 접수한다”고 밝혔다. 조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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