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내년을 핵심시장 중심으로 판매와 수익성이 확대되는 ‘V자 회복’의 원년으로 만들기로 하고 미국에서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라인업을 늘리고 중국에서는 전략 차종들을 대거 출시하는 전략으로 경쟁력을 회복시키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1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 주재로 하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각각 열고 글로벌 판매 내실화를 위한 전략을 모색했다.

해외법인장들은 이번 회의에서 ‘시장 중심주의’에 깊이 공감하고, 시장과 고객을 중심에 두고 모든 사업 전략을 실행키로 했다.

주력시장 경쟁력 회복, 권역별 책임경영체제 정착, 기회시장 본격 공략, 친환경 리딩 브랜드 확립, 미래사업 실행 역량 구축을 통해 내년 실적 턴어라운드를 추진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 전 세계에 권역본부 설립을 완료하고 진정한 권역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권역별 신속하고 자율적인 의사결정과 생산·판매·상품·마케팅의 유기적인 협업 시스템을 통해 시장과 고객의 요구에 적기 대응하고 판매 확대와 수익 개선을 동시에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최우선 과제인 주력시장 경쟁력 회복을 위해 미국시장에서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라인업을 늘려 판매와 수익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치기로 했다.

내년 초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기아차 텔룰라이드를 출시해 미국 대형 SUV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고, 현대차는 신규 소형 SUV를 추가해 모두 5개의 차종으로 미국 SUV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중국시장에서는 사양과 가격을 현지에 최적화하고, 바이두 등과의 협업을 통해 신기술을 대폭 적용한 신차들로 회복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ix25와 싼타페, 쏘나타, 기아차는 K3, KX3 등 중국 전략 차종들을 대거 출시하기로 했다.

특히 중국 정부의 환경 규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아반떼 PHEV, 코나 EV, 라페스타 EV, K3 PHEV 등 신에너지차를 본격적으로 판매하기로 했다.

아울러 기회 시장 공략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기아차는 내년 하반기 인도공장 가동과 소형 SUV 양산 품질 강화, 인도 전역 판매 네트워크 구축 등을 진행해 360만대에 이르는 인도시장에 안착한다는 전략이다.

미래 모빌리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권역별 시장에 적합한 전략을 세우고, 전략기술본부, 연구개발(R&D) 부문과 협의를 통해 창의적 모빌리티 서비스를 개발, 시도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스페인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 카셰어링 서비스를 하는 현대·기아차는 내년에는 최대 통신사인 보다폰과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시작하며, 미고와 그랩, 레브 등 지분 투자한 모빌리티 기업과 다양한 서비스를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법인장 회의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권역본부 중심으로 각 부문과 협업을 강화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최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권역본부의 리더들은 직원들의 자발적 도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터’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어 “모든 변화와 혁신은 ‘기본’에서 시작한다”며, “‘누가 더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느냐’는 기본적 질문에 답하는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다”고 말하고 “‘고객’보다 한발 앞서 생각해 고객을 위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자동차 수요는 중국의 판매 감소(-4.1%)와 미국, 유럽, 일본의 저성장으로 지난해보다 0.2% 증가에 그치고, 내년에도 올해보다 0.1% 성장에 그친 9,249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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