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자료사진)

 

“경기도 어렵고, 시회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는데...올해 송년회는 없습니다 .”
울산의 한 자동차부품업체는 매년 치르던 송년회를 올해 건너뛰기로 했다. 경기가 어려워진 탓에 큰 행사를 치룰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 사정이 여의치 않아 직원들에게 제공했던 보너스 휴가를 없애고, 연말에 계속 근무할 예정”이라며 “송년회도 점심 회식으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내 다른 회사도 사정은 마찬가지. 직장 내 부서별 또는 개인 간 소규모 모임은 그나마 진행되지만 술자리보다는 점심식사나 다과로 바뀌는 등 간소화된 분위기다.
저녁이 있는 삶, 워라밸 등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단체 회식이 사라지는 것도 한 몫 한다. 술 마시는 송년회 대신 공연 관람이나 간단한 이벤트로 갈음하는 이른바 ‘신데렐라 송년회’가 대세기도 하다.
실제 지역 내 한 금융회사는 부서 내 회식은 ‘단체 영화관람’으로 대체했다.
직장인 정(25·여)씨는 “주 52시간 근무제도 도입됐고 ‘워라밸’이라는 말도 나오는데, 간소화된 회식이 반갑다”며 “올해는 문화생활을 같이 즐기면서 간단히 한 해 성과를 토론하면서 송년회를 끝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달라진 연말 분위기에 지역 식당가는 울상이다. 통상 연말이면 각종 송년회 모임 등으로 매출을 올려야 할 때이지만, 단체모임 예약 횟수가 지난해와 비교하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 탓에 삼산동, 성남동 등 번화가도 연말연시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남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박모(40)씨는 “손님이 없다없다해도 이렇게 없을 수 없다”며 “12월은 단체 모임이나 예약으로 연중 가장 바쁠 시기인데, 작년 연말은 한 주 내내 한가한 날이 많았다. 드물게 손님이 오더라도 테이블당 계산하는 금액인 ‘테이블 단가’가 예년보다 20~30% 낮아졌다”고 밝혔다.
특히 조선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동구 상황은 더 심각하다.
김종문 한국외식업중앙회 동구지부장은 “전국적으로는 소비가 점차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하지만 동구는 주력산업 침체로 인한 소비위축이 아직 여전한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일산지 등은 연말을 성수기임에도 기업체 회식 등이 크게 줄면서 음식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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