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저 셰퍼드.  
 
   
 
  ▲ 백두대간의 마을 사람들.  
 
   
 
  ▲ 로저 셰퍼드의 렌즈에 담긴 강원도 마식령 스키장 바로 북쪽 령저리 마을전경.  
 
   
 
  ▲ 로저 셰퍼드가 그린 한반도 호랑이 소묘.  
 
   
 
  ▲ 백두대간의 마을 사람들.  
 
   
 
  ▲ 강원도 마식령스키장 바로 뒤 령저리 마을전경.  
 

“한번은 근방에 약초꾼 한사람이 동굴 안에서 하룻밤을 보내려고 잠을 자고 있었는데 호랑이가 굴 안으로 들어오려고 했다고 한다. 굴 안에 갇혀 사색이 된 그는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입고 있던 옷을 모닥불에 던졌다. 불길이 오르자 호랑이 가버렸고, 약초꾼은 그날 밤 벌거벗은 채 동굴에서 도망쳐 나왔다고 한다”
울주군이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가칭)울산호랑이생태원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남한과 북한을 오가며 활동하는 백두대간 탐험가가 울산을 찾는다.
뉴질랜드 출신의 탐험가겸 사진작가, 로저 셰퍼드 씨다.
그는 뉴질랜드에서 경찰로 일하다, 2006년 처음 한국을 방문, 어느 시골 버스터미널에서 호랑이 웅크리고 있는 한반도 지도를 보고 백두대간에 눈을 떴다
이후 북한의 백두대간을 방문, 마을 사람들을 만나며 ‘신 내린 무당과 호랑이’, ‘호랑이똥’, ‘조선범’, ‘호랑이 목격담’ 등 호랑이에 얽힌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백두대간 마을 사람들은 북한의 체제가 미신을 믿는 것을 불법화하기 때문에 몇몇의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나 호랑이 목격담을 이야기 한다고 한다.
그는 “일제강점기와 한반도 분단 이전에는 호랑이 이야기가 한반도 전역 산골마을에서 잘 알려져 있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오늘날 공산주의 체제하의 북한에서는 공식적으로 이런 이야기를 하기 힘들지만 많은 이들에게서 호랑이 관련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 산림청 안내원에 들은 이야기를 전했다.
“어떤 마을에서 집주인에게 약에 쓸 호랑이똥을 조금 구해줄 수 있느냐고 부탁했고, 주인은 구해 줄 수는 있는데 이틀정도는 걸릴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현재 전남 구례에서 살고 있는 로저 셰퍼드 씨는 백두대간 탐험의 결과물로 평양과 서울에서 사진전시회를 잇따라 열기도 했다. 또 지난 2013년 정전60주년을 맞아 MBC다큐스페셜을 통해 북한의 백두대간을 최초로 소개했다. 최근에는 DAUM 스토리펀딩에 소개돼 포토에세이집‘ ONE KOREA-백두대간과 마을사람들’을 냈으며, JTBC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북한 백두대간의 생생한 모습과 마을사람들의 생활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그는 “나의 활동들은 북한과 남한의 문화관계 복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남북 백두대간에 사는 사람들은 하나라는 것을 알리는 사진과 글을 써 갈 예정이며, 이를 통해 정치체제가 다름에도 남북한의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같은 민족이라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알리는 일을 계속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로저 셰퍼드 씨는 오는 25일 오후 6시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 대강당에서 초청강연을 펼친다.
기행작가 배성동씨 진행으로 ‘북한의 백두대간, 산과 마을과 사람들’을 주제로 강연하며, 최근 발간한 사진집의 북 사인회도 가질 예정이다. 행사는 동방평화기금과 영남알프스학교가 주관한다. 고은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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