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조선해양 인수 제안서를 받았지만, 참여 가능성이 극히 낮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대중공업의 본 계약이 앞당겨질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산은의 인수제안서가 접수됨에 따라 경영진 회의를 개최하는 등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이 이를 검토할 시간이 촉박하고, 삼성그룹 차원에서도 조선업을 키울 의지가 강하지 않다는 점 등에 비춰 불참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실제 산은과 현대중공업은 3개월 이상 대우조선 민영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삼성중공업에 주어진 시간은 1개월에 불과한 실정이다.
여기다 이번 인수제안이 현대중공업과 산은의 들러리를 서는 모양새인 데다 인수를 위한 자금 여력도 충분치 않은 점 등에서도 인수 가능성이 낮은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또 삼성그룹이 ‘강성’으로 분류되는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을 인수하지 않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어 마감일 전이라도 포기 의사를 표명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그동안 대우조선 매각설이 나올 때마다 인수할 뜻이 없다는 점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과 산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수 논의를 시작했고 논의를 본격화한 것은 지난해 10월부터다.
산은과 현대중공업의 계약은 주식 교환을 통해 중간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기존 민영화보다 구조가 복잡하고, 인수의향자를 미리 확보한 상태에서 공개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는 미국에서 부실기업 회생을 위해 사용돼 왔다. 산은은 복잡한 계약 구조와 주가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이 같은 매각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할 의향이 있었다면 이번 입찰은 삼성중공업에 불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중공업이 이달 28일까지인 제안서 회신 기간내에 제안서를 내면 산은은 다음 달 4일까지 제안서를 평가해 인수자를 결정하고 나흘 뒤인 8일 본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산은과 현대중공업의 계약은 조건부로 삼성중공업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한다면 기존 계약은 무효가 되고 삼성중공업이 최종 인수자로 선정된다.
삼성중공업의 2018년 매출은 전년 대비 33% 줄어든 5조2,651억원에 그쳤고 영업적자는 4,093억원에 달했다.
더구나 삼성중공업은 2015년 수출입은행과 성동조선해양 경영정상화를 위해 경영협력 협약을 맺었지만 결국 성동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는 이뤄지지 않았고 현재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으며 매각을 추진 중이다.
성동조선해양도 버거워 한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참여할 여력이 되겠느냐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현대중공업보다 기업 규모도 작은 데다 재무상태도 좋지 않다”며 “특혜 시비를 우려해 산은이 삼성중공업에도 제안서를 보냈을 뿐 여러모로 현대중공업에 들러리를 서는 모양새다. 삼성의 참여 가능성은 지극히 낮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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