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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文경제정책·선거법 '위헌' 주장 맞나…'헌법 혹사' 지적도

기사승인 2019.03.13  10:00:03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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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원내대표, 교섭단체 연설에서 '위헌' 두번 언급
경제정책 과도한 개입…선거법 개편 겨냥
헌법학자들 "논쟁 가능하지만 '위헌' 남발" 지적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언급한 '헌정농단 경제정책'은 여당 항의의 시발점이 됐다. 이른바 '위헌' 비판은 경제정책에 이어 선거제 개편에도 쓰이는 등 대여공세에 있어 전가의 보도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헌법 전문가들은 경제정책과 선거제 개편에 논쟁소지가 있지만, 이를 위헌이라고 명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정치권에서 공세를 위해 위헌 주장을 너무 남발하고 있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12일 교섭단체 연설에서 '위헌'을 두번 언급했다. 한번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다른 한번은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 4당이 추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서다.  

나 원내대표는 "국민에게, 기업에게 그리고 우리 경제에 '자유'를 허락하라"며 "우리 헌법은 개인과 기업의 자유와 창의를 우선으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은 위헌"이라며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정면으로 무시하는 '헌정 농단' 경제 정책"이라 직격했다. 순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발끈하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인상 등을 비판하는 연장선상에서 나왔다.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이 경제의 자유를 억압·왜곡하고 세금 퍼주기와 일자리 참사를 불러왔다는 취지다.  

헌법 제119조 1항에 명시된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는 문구도 위헌 비판의 근거가 됐다는 것이 한국당의 설명이다. 

하지만 헌법 학자들은 나 원내대표의 발언이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김종철 연세대 법학과 교수는 "헌법 119조2항에는 '국가가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나와있다"며 "경제 부조리에 대해서 사회 개혁 조치가 필요해 국가가 개입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수사로 '위헌'을 쓸 수는 있지만, 법적으로는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정부가 추진한 경제정책 중에는 실제로 위헌 판결을 받은 사례는 있다. 2008년 종합부동산세의 세대별 합산 과세가 위헌 판정을 받아 개인단위과세로 바뀐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위헌 판결은 가구 구성원수에 관계없이 세대별 합산을 한 것은 '불평등'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 나왔다. 하지만 한국당의 위헌 주장은 '경제자유'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추상적이고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어떤 것이 위헌이라는 점이 명확하지 않다"며 "위헌 주장을 너무 남용하는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당을 제외하고 여야 4당이 추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제 개편에 대해 나 원내대표가 '위헌'이라고 주장한 것도 설왕설래가 오간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총 의석수가 정당득표율로 정해지고, 지역구에서 몇 명이 당선됐느냐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수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현재 여야 4당은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개편안(지역구 225석 + 비례대표 75석)을 두고 논의를 진행 중이다.  

나 원내대표는 정당 지지율을 의석수에 반영하면 의석수가 과도하게 증가돼 '표심 왜곡'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제왕적 대통령제인 우리나라에 맞지 않는 제도이며, 정당간의 야합 투표도 가능해 민주당의 2·3중대만 양산한다는 것이 위헌 주장의 근거다.  

음선필 홍익대 법학과 교수는 "현재 대통령제 하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작동이 안될 수 있다는 걱정은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위헌 주장은 과도하다"며 "표심왜곡이라고 하지만, 유권자 입장에서는 정당투표에 대한 선택지가 넓어지므로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제도 도입에 논란이 있을 순 있지만 위헌은 아니라는 얘기다.  

김종철 교수 역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하면 소수정당이 의회에 진출하기 쉬워져서 안정적 국정운영이 안된다는 반대 논리는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제도가 어떻게 실현해 작동하는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입법부인 국회가 선거법 개정을 통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를 고칠 권한을 가졌다는 점에서 '위헌' 시비를 벗어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위헌이 정치권 공세에 너무 빈번하게 활용된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헌법이 아전인수격으로 혹사되고 있다는 얘기다. 김종철 교수는 "헌법이 기준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너무 과하게 위헌 주장을 하는 측면이 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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