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측근 및 지역위원장 그제 회동…"孫 버틸 상황 아냐"
孫 '사퇴' 요구 계속 일축할 경우 '사퇴' 회견 준비
안철수 조력으로 당선된 孫.. 흔들기 나설 경우 버티기 힘들어

4·3 국회의원 보선 참패 이후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를 향한 사퇴요구가 유승민계(바른정당계)에 이어 안철수계(국민의당계)까지 터져나오면서, 손 대표가 '사면초가'에 몰린 양상이다. 

안철수 계는 손 대표를 영입하고 당 대표로 지원했던 터라 손 대표로서는 방어막이 허물어지는 모습이다. 이번 주말 사퇴 성명을 내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전망돼, 손 대표의 사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바른미래당 한 지역위원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어제 지역위원장들이 모여 현재 당의 상황과 손 대표 거취에 대해 논의했다"며 "손 대표가 버틸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었다"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지역위원장 30여 명은 9일 서울 마포에서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안철수 전 대표의 최측근인 이태규 의원, 김철근 전 대변인, 김도식 전 비서실장 등이 참여했다. 사실상 '안철수 계' 모임인 셈이다.  

이 자리에서는 '정면돌파'를 선언한 손 대표를 향한 성토가 쏟아졌다. 4·3재보선에서 3.57% 밖에 득표를 못했다는 회의감과 손 대표 사퇴론, 당이 이대로는 안된다는 의견 등이 주를 이뤘다. 

참석자들은 원내에 있는 이태규 의원을 통해 사퇴의견을 전달하는 한편, 이번주까지 손 대표가 변화가 없다면 '사퇴성명'을 준비하겠다는 논의를 하기도 했다. 다만 당이 분열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우려해 바로 행동에 나서기 보다 일단 손 대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도출했다.

한 참석자는 "아직은 지도부 내에서 결단을 하는게 맞다"며 "지역위원장들이 연서명해서 대표 나가라 하면 당의 꼴이 좋을 수 없다. 그래서 일단 참고 참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계가 손 대표에게 등을 돌린 것은 유승민계의 사퇴요구보다 더 파장이 크다.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과 유승민 대표의 바른정당 합당 후 계파 갈등 속에 '안심(安心)'을 등에 업고 당대표가 된 손 대표다.  

4·3 보선 참패 직후에서 유승민계는 사퇴 요구를 거세게 했지만, 안철수계는 손 대표를 보호하며 입장을 보류해왔다. 하지만 '이대로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팽배해지면서 결국 사퇴 요구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안철수계의 움직임은 당내 주도권 싸움과도 연결된다. 당이 위기인 상황에서 창당 주역인 유승민 전 대표 등판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안철수 전 대표의 복귀론도 피어오르고 있다. 이날 회동 역시 "안 전 대표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되기도 했다. 양쪽 모두 '손학규는 안된다'고 보면서도 이후 상황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당 안팎의 움직임 속에 손 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와 당원께 불편한 마음을 안겨서 죄송스럽다"며 "이것이 다 제 부덕함과 불찰"이라고 말했다. 그간 사퇴요구 앞에 "내가 아니면 누가 대표를 하겠나"라고 거칠게 맞섰던 손 대표가 자세를 낮춘 배경에는 안철수계의 사퇴 목소리가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손 대표는 사퇴요구에 대해선 "당의 미래를 위해서 힘을 합쳐주길 바란다"며 일축했다. 손 대표는 전날 저녁 김관영 원내대표를 '보이콧'을 선언한 바른정당 출신 지도부(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에 보내 "복귀를 바란다"며 설득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손 대표의 의지가 무색하게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은 여전히 보이콧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하태경 의원은 "전당대회를 소집해 지도부 재신임 여부를 묻겠다"며 사퇴 압박 강도를 높이기도 했다.  

지도부의 붕괴 위기, 유승민계의 사퇴압박과 안철수계까지 등을 돌린 상황에서 손 대표가 버티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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