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대리운전노조 울산지부는 21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대리운전노동자 생존권 박탈과 시민 안전권을 위협하는 울산 대리업체의 저가요금 사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표준요금제 시행과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정상적인 교섭을 촉구했다. 우성만 기자  
 

최근 울산지역에도 기존보다 기본요금이 절반밖에 되지 않는 ‘저가’ 대리운전 업체가 등장했다. 이용하는 시민들 입장에서는 반길 일이지만, 대리운전 노동자들은 생존권과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며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대리운전노조 울산지부는 21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존권을 박탈하고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대리업체의 농간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트리콜 대리운전’은 최근 기본요금 7,000원짜리의 ‘예스콜’을 출범했다. 이에 대응해 경쟁사인 ‘둘둘 대리운전’도 5,000원짜리의 저가 대리운전을 내놓았다. 기본요금이 1만2,000원인 기존 대리운전의 절반가량 수준이다.

노조는 이 저가 경쟁으로 대리운전 노동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된다고 호소했다.

트리콜 대리운전 기사의 경우 출근비와 서버관리비, 콜 건당 수수료 등 일주일 평균 18만5,000원을 업체에 내고 있다. 콜 건당 수수료는 하루 평균 7.5건 기준으로 책정되며, 실제 근무일수나 콜 건수와 무관하게 기사들에게 부과되는 비용이라고 노조 측은 밝혔다.

저가 대리운전인 ‘예스콜’은 출근비나 서버관리비 같은 부수적인 비용을 부담하진 않는다. 다만 기본요금인 7,000원을 초과하는 콜에 대해 3,000원의 수수료가 별도로 책정된다.

노조 측은 “트리콜 대리운전에 출근비와 건당 수수료를 선납한 상황에서 7,000원짜리 예스콜을 꺼릴 수밖에 없다”며 “기본요금을 초과하는 콜에 대해 별도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이중 부담”이라고 꼬집었다.

기존 대리운전 노동자들이 저가 콜을 꺼리면서 시급제 아르바이트 등 방식으로 업체가 기사를 늘려가고 있다고 노조는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운전이 미숙한 사람들까지도 대리운전 시장에 뛰어들면서 사고 위험은 높아지고, 기존 대리운전 기사들의 일감은 줄어들어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업체들은 기사들에게 부과하는 수수료로 배를 채우면서 기사 늘리기에만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트리콜 대리운전은 기사들의 생존권과 시민 안전을 볼모로 한 농간을 즉각 중단하고, 불합리한 수수료를 부과하는 구조를 폐지해야 한다”며 “합리적인 표준요금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최근 울산지역에서는 조선업 불황 여파 등으로 3년여 사이 2,000여명 수준이던 대리운전 노동자가 3,000여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