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주력사업인 자동차산업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다. 친환경차 위주의 자동차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한 토론회에 참석한 현대자동차 노조 4차산업연구위원회 팀장은 현대차의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량이 2020년 148만대에서 2030년 30만대로 추락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10년 동안 생산량이 무려 5분의1로 줄어든다는 얘기다. 대신 전기차는 같은 기간 90만대로 증가하고 수소차는 5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만큼의 일자리 변동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자동차 산업의 환경 변화에 대해 회사와 노조가 공감하고 있는 만큼 현대차는 전사적인 대응책이 어떤 형태로든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현대자동차라는 모기업을 바라보며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부품업체들이다. 현대자동차의 친환경차 전환이 빠르면 빠를수록 내연기관 부품을 생산하는 이들 업체들은 더욱 막막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울산의 자동차 부품업체 대부분은 모 회사가 정해주는 부품을 물량에 맞춰 생산하는 그야말로 ‘하청공장’에 불과하다. 자체적으로 변화된 사업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R&D기능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친환경 자동차의 확대는 부품업체들의 생존 자체를 위협할게 분명하다.

다행히 울산시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부품기업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에 나선다는 소식이다. 울산테크노파크와 함께 진행되는 이번 실태조사는 모두 400개사를 대상으로 일반 현황과 공급 체계, 연구 역량, 미래 자동차 전환 계획 등을 조사한다고 한다. 울산시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올해 연말까지 미래 자동차산업 육성 전략을 수립해 지역 부품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맞춤형 지원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하니 기대가 크다.
울산시가 그동안 그린 자동차 부품실용화 및 실증사업, 자율주행차 제작 및 부품개발, 초소형 전기차 산업육성 실증사업, 미래 자동차 종합안전시험장 구축 및 고안전부품개발사업 등을 추진해 왔으니 부품기업들의 첨단화, 고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울산시는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애로는 물론 지역 자동차 부품 기업들이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자동차 부품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야 겠다. 아울러 기술개발, 해외판로 개척, 전문인력 양성 지원 등을 통해 지역 부품 업체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