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대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행동하는 울산대 학생들'이 지난14일 울산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 주주총회 당시 학교 내에 전투경찰과 용역이 들어온 것에 대해 총장은 해명할 것"을 촉구했다. 우성만 기자  
 

속보=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법인분할) 주주총회를 규탄하는 대자보(본보 6월 13일자 6면 보도)를 붙인 울산대학교 학생들이 학교를 항해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탄압하지 말고, 현대중공업 주주총회 사태에 대한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라”고 촉구했다.
‘행동하는 울산대 학생들’은 지난 14일 오후 울산대학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최근 학교 인문대와 사회대, 도서관, 학생회관 등에 ‘대학의 주인은 학생입니다’, ‘울산대학교의 주인은 누구인가’ 등의 대자보를 붙인 이들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남녀 학생 6명은 지난달 31일 울산대학교 체육관으로 긴급 변경돼 진행된 현대중공업의 주주총회를 보고 ‘행동하는 울산대 학생들’이라는 단체를 꾸리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31일 울산대학교는 ‘대학’이라 부를 수 없는 모습이었고, 이같은 문제를 야기한 것은 학교 측이었다”며 “학교는 주총 며칠 전부터 학교행사로 체육관을 예약해놓았고, 총장 명의의 협조공문을 통해 경찰을 학교로 불러들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의식을 느낀 학생들이 학교와 총장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게시판에 붙였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총장과 학교의 책임 있는 모습을 바라는 마음이었지만, 대자보를 붙인 이들을 CCTV로 확인하겠다는 학교의 대답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당시 대자보를 확인한 학교 측은 “현재 기말고사 기간이며, 일부 대자보 내용으로 미뤄 실제 학생이 대자보를 붙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일대 건물 CCTV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학생들은 자신의 학생증을 제시하거나 학생정보시스템(UWINS)에 로그인을 하는 등의 방식으로 자신들이 울산대 학생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학생들은 “학교가 대자보를 검열하고, 학생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탄압하겠다는 것이고, (CCTV를 통해) 얼굴을 확인하겠다는 것은 학생 개인의 신상을 알아내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협박”이라며 “학생들을 보호하고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할 학교가 오히려 학생들의 입을 막고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입을 다무는 것은 진정한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며 “또다시 대자보를 훼손해 학생들의 입을 막는다면, 학생들의 신상을 알아내려는 상식을 벗어난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연천 총장과 울산대는 이 사태에 대해 학생들에게 사과하라”면서 현대중공업 주주총회에 대해서도 “다시는 재단의 사익을 위해 학교를 이용할 수 없도록 학칙을 제정하라”고 요구했다.
울산대학교 민주동문회도 성명서를 내고 “대자보를 철거하고, 학내 구성원이 게시한 게 맞는지 CCTV를 열어 확인하는 것은 학생들의 자유로운 의사 개진과 토론을 막는 폭압적인 행위”라며 “모교의 학내 통제된 표현의 자유 회복을 위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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