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어제 트램(노면전차) 도입을 골자로 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시민들의 가장 큰 관심은 아무래도 트램이 어디로 지나가느냐다. 울산시는 일단 4개 노선을 제시했다. 노선1은 동해남부선 태화강역에서 신복로터리까지 11.63km 구간이다. 이 노선은 상업, 주거시설이 밀집돼 있는 도시 중심지를 통과하는 노선이다. 노선2는 동해남부선 송정역(가칭)에서 야음사거리까지 13.69km 구간이다. 번영로를 따라 건설되는 남북축이다. 울산시는 이 두 노선을 우선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노선3은 효문행정복지센터에서 대왕암공원까지 16.99km 구간으로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을 경유, 북구와 동구 주민들의 이동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노선이다. 노선4는 신복로타리에서 복산성당 앞 교차로까지 5.94km 구간으로 태화강 대공원, 중구 구도심을 통과하여 노선 1과 노선 2를 연결하는 순환노선으로 중구 구 도심활성화에 주안점을 뒀다고 한다. 
울산시가 제시한 노선은 그동안 지하철과 경전철을 계획하면서 구상했던 노선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비교적 도로 폭이 넓은 주요 간선도로를 활용해 공사기간를 앞당기고, 예산도 아끼겠다는 구상이다. 비교적 무난한 노선계획이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다. 우선 기존의 교통 흐름을 거의 그대로 따르는 것이 맞는가 하는 점이다. 트램 설치는 울산의 도시 구조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대 역사다. 노선 당 십 여개에 이르는 정거장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역세권’을 통해 균형 발전을 꾀할 수 있다. 울산시가 제시한 노선으로는 이런 효과를 얻기 힘들어 보인다. 가령 노선 1의 경우 굳이 교통량이 많은 문수로를 직선으로 연결할 것이 아니라 일부구간을 여천천 쪽으로 우회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노선2의 경우도 번영로 보다는 진장유통단지에서 서동과 혁신도시를 거쳐 다시 번영로로 진입하는 노선도 검토해 볼만 하다. 

노선1과 2는 번영로와 문수로 구간이다. 차량 통행량이 워낙 많은 도로여서 지금도 잦은 정체를 빚는 곳이다. 비교적 넓은 도로여서 1,2개 차선을 쉽게 트램 선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트램 설치 후 도로가 좁아지고, 신호체계가 훨씬 복잡해져 교통정체가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 
울산시는 오는 9월까지 전문가 자문 및 공청회, 시 의회 의견청취를 통해 의견을 수렴 할 예정인 만큼 지역 간 균형발전, 교통량 분산 효과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있길 바란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