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숙 의원 "방통위, 단통법 4~5회 위반에도 시정명령만 반복"

이동통신 3사가 최근 3년 새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을 3차례 이상 위반했으나 방송통신위원회가 가중처벌 조항을 적용하지 않아 5G 활성화를 이유로 법 집행에 너무 소극적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국회 방송통신위원회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실에 따르면 방통위 의결서 등을 분석한 결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KT는 2017년 이후 3년간 단통법을 각각 4~5차례 위반했다.

단통법 제14조 제2항 제7호에 따르면 같은 위반행위가 3회 이상 반복되거나 기존 조치만으로는 이용자 피해를 방지하기가 곤란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방통위가 이통사의 이용자 신규 모집을 최대 3개월까지 금지할 수 있다.

그러나 방통위는 지난 3월 20일 개최된 제14차 전체회의에서 이통3사의 단통법 위반행위가 3차례 이상 적발됐다고 적시하고도 시정명령과 과징금만 부과한 채 신규모집금지 처분은 내리지 않았다.

5G 시장 활성화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고, 영세한 유통점의 영업활동 위축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방통위는 작년 1월 14일 제5차 회의에서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전체시장이 아닌 부분시장에서 발생한 위반행위라는 이유로 신규모집금지 처분을 부과하지 않았다.

그러나 방통위는 2015년과 2016년 '제재 시 소비자에게 불편 초래', '영세한 유통점의 영업활동 위축 가중' 등 사유가 있음에도 신규모집금지 처분을 부과한 적이 있어 법 집행에 일관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방통위는 2015년 3월 SK텔레콤에 단통법 위반을 이유로 7일간 신규모집금지 처분을 내렸고, 2016년 9월에는 LG유플러스에 2차례 단통법 위반을 이유로 10일간 신규모집금지 처분을 부과했다.

방통위가 이통사들의 반복적인 법 위반에 대한 가중 처벌을 놓고 일관성 없는 모습을 보이면서 위법 행위를 부추길 수 있으며 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9일 제33차 전체회의에서 갤럭시S10 5G 공시지원금을 최소 7일간 유지하지 않은 SK텔레콤에 단통법 제4조3항 위반으로 과태료 150만원을 부과한 것을 두고도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었다.

단통법 시행령의 과태료 부과기준에 1차례 위반 때 과태료 100만원 물리게 돼 있어 고의 위반에 따른 가중처벌이 미약하기 때문에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선숙 의원은 "이통3사가 상습적으로 법을 위반하는 것은 방통위가 법이 정한 처분을 엄격히 부과하지 않은 것도 큰 이유"라며 "사업자가 주장한 '영세한 유통점의 영업활동 위축'이 법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는 이유라면 이통사의 불법행위로 인한 영세 유통점의 피해에 대해서는 이통사가 전액 부담하도록 하는 법 개정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2년간 KT의 단통법 위반이 5차례였지만 방통위가 4회로 기재하는 등 이통사의 법 위반 횟수 계산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고, 작년 1월 KT가 법을 3회 위반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신규모집금지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등 방통위가 이통사의 법 위반에 무감각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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