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배호 화백

‘친일행위자가 쓴 교가(校歌)’ ‘수학여행’ ‘파이핑’ ‘훈화(訓話)’등이 경기도 교육청에서는 청산해야 할 친일 잔재들이다. ‘수학여행’ 용어는 일제강점기에 민족정신을 해치기 위해 조선학생들에게 일본을 견학하게 한 풍속에서 비롯된 행사이기에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식이면 ‘학교’ ‘교육’ ‘과학’ 등 근대화 후에 생긴 모든 단어는 청산대상인 일제 잔재에 해당할 것이다.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일본의 무역 제재로 인한 한일 간 분쟁에 대해 우리 국민 중 61%가 일본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또 한국 내 일본산 상품 불매운동과 관련해 동참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엔 678%가 ‘있다’고 답했고 ‘없다’는 27%였다.

광복 50주년을 맞은 1995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전국서 벌어졌다. 서울과 부산 등에선 일본 담배 마일드 세븐 화형식이 열렸다. 그러나 연말에 집계된 마일드 세븐 판매량은 정반대였다. 재정경제원 자료(96년1월24일 발표)에 따르면 95년도 마일드 세븐 시장점유율은 전년 3.5%에서 5.7%로 2.2%포인트 올랐다.

일본 마이니찌(每日) 신문 서울 지국장을 지낸 사와다 가쓰미(澤田克己) 현 도쿄 본사 외신부장은 7월 8일 “한국의 불매운동은 25년간 불발의 역사였다”는 칼럼을 썼다. 그는 “생각보다 실효도 없고 일본에서 (반한감정을 조장해) 악영향만 끼치는 게 안타까워 쓴 칼럼”이라고 했다. 그는 7월1일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 규제는 왜 바보 같은가’라는 칼럼도 써 화제가 됐었다.

‘과거 불매운동이 왜 실패했다고 보냐’는 질문에는 “한국이 성숙한 시민사회라서 그렇다. 한국 사회는 여러모로 성장했다. 일부 정치적 동기를 가진 사람들이 부추기는 화형식 등 불매 운동은 성숙한 사회에서 다수의 지지를 얻기가 어렵다”고 했다.

7월 4일부터 10일까지 서울 교보문고에서 팔린 일본 소설 과 일본어 책은 6월27~7월3일의 1만 2943권보다 오히려 늘어 난 1만3028권이었다. 불매운동에 십분 공감한다. 하지만 혐오 확산을 노리는 아베의 ‘꼼수’에 말려들지는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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