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불합리한 중소기업의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개발해도 관련 부처 간 책임전가와 이기주의로 인한 이른바 ‘폭탄 돌리기’ 때문에 제때 양산하지도 못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울산 북구에 위치한 태광에스티는 최근 '폭탄 돌리기 게임(중소기업 규제 개혁 간절히 원합니다)' 이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알루미늄합금 재질의 도넛형 LPG 가스탱크 제품이 양산되지 못하고 사장위기에 몰렸다”고 주장했다.
태광에스티는 국민청원에서 "최근 일본과의 무역 분쟁 등으로 국가경제에 어려움이 많은 상황에서 중소기업들이 세계 최초 제품을 개발했는데도, 정부 관련 부처는 책임전가와 이기주의 로 폭탄 돌리기에 여념이 없어 기술 선진국 진입을 오히려 막고 있는 현실을 개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회사는 “그동안 수차례 국토교통부 '자동차법'과 관련, 국민신문고 질의답변을 근거해 검사기관인 한국가스안전공사 울산지역본부에 개발제품의 국내 인증을 받기 위해 기술검토서를 접수했으나, 재질 규정에 알루미늄이 포함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철'의 기준을 적용해 부적합 통보를 하는 등 차일피일 3개월 이상 시간이 경과되면서 회사 존립이 위태로운 지경이다”고 전했다.
회사는 LPG 차량 전면 자율화에 따라 지난해 9월 직원 20명을 고용해, 30 억원의 설비투자했다. 하지만 까다로운 심사절차로 인증이 늦어지면서 직원의 인건비, 관리비, 금융비용 등이 발생되면서 더 이상 버텨나갈 여력이 없어 부득이 회사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 있다.
태광에스티 관계자는 "세계 최초 알루미늄 합금 재질의 차량용 도넛형 LPG 가스탱크 제품은 자동차 산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고 자동차 연비 향상으로 국가경제와 친환경 에너지 사용에 따른 미세먼지 저감 정책에도 많은 도움이 예상된다"면서 "자사 제품이 승인되면 수입대체 효과와 세계 LPG 차량 사용국의 수출이 가능해 수출 증대와 국가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현재 유럽인증 E-mark(ECE)인증 취득을 진행 중에 있다.
만약 이 제품이 국내 인증을 받지 못하고 유럽인증(E11)을 받을 경우 외국으로 수출해 조립 한 후 역 수입해야 한다. 이럴 경우 국부유출은 물론 기술유출로 인한 국가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스안전공사 울산본부는 현재 태광에스티 업체의 '알루미늄 합금' 제품에 대해 '강'의 기준 대비 인장 강도가 부족해 부적합 통보를 내렸고, 향후 국토부의 의견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법의 해석 오류로 인한 설비 투자 및 시간과 관련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정부가 중소기업의 우수한 기술개발 규제를 개혁하겠다고 규제혁신 정책을 펼치고 있으나 허울뿐인 명분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올해 초 여러 부처에서 규제개혁 실적 쌓기를 위해 여러 정부기관에서 '샌드박스'를 권유받아 참여했으나 해당 부서로 이관돼 원점으로 회귀하는 등 규제개혁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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