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별 탈 없이 마무리됐다. 수능이 끝나기까지 울산에서는 시험 부정행위자는 물론 수능과 관련한 사건·사고가 없었다고 한다. 수능을 위해 많은 땀과 열정을 쏟아 부은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걱정이 앞선다. 그동안 학업에 억눌렸던 강박에서 벗어난 수험생들의 일탈이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벌어진 강릉 펜션 사고를 상기하지 않더라도 학사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3개월 가량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

사실 수능이 끝난 이후 고3 학생들에 대한 학사관리는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대학입시와 학사 일정이 끝나지 않은 혼란한 상태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논술 전형을 준비하거나 실기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 수시로 대학 입학이 확정된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두 그룹의 학생들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다. 수능 후 학생들의 진로지도에 더 바쁜 나날을 보내야 하는 교사들에게 관리를 맡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을 관리하는 게 최선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해 열중할 만한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다양하게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하고 미래의 주역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가르쳐야 한다.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교실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입시 경쟁에서 벗어나 친구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필요해 보인다. 그렇다고 학생들을 무작정 학교에 잡아둘 수만은 없을 것이다. 필요한 야외 체험활동도 불가피하다. 체험 활동 시 안전사항을 면밀히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때마침 문체부가 수능 끝나고 여행을 떠날 계획이 있는 수험생들을 위한 안전수칙을 발표했다. 야영장을 이용할 경우에는 우선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고캠핑 누리집’에서 해당 야영장이 관광진흥법에 따라 야영장업으로 등록한 업체가 맞는지 확인하라고 한다. 글램핑 시설 또는 야영용 트레일러(카라반)를 이용할 경우에는 실내에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연기감지기, 일산화탄소경보기, 비상손전등이 설치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관광펜션, 한옥체험시설을 이용하기 전에는 최소한 소화기가 있는 위치와 화재 시 대피경로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수험생들이 수능 이후의 소중한 시간을 ‘시간 때우기 식’으로 보내지 않도록 교육당국과 학교가 세심하게 관리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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