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새 원내대표에 선출된 심재철 의원(왼쪽)과 신임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축하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에서 5선 심재철 의원이 52표를 받아 승리했다.

원내대표·정책위의장 후보로 구성된 ‘심재철·김재원’ 팀은 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거에서 106표 중 39표를 얻으며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 득표를 못해 2차 결선 투표로 이어졌다. 결선 투표에서 이들은 52표를 얻어 각각 27표를 얻은 강석호(3선)·김선동(재선) 후보를 크게 앞질렀다.

심 의원은 비박(비박근혜)계에 비황으로 분류되며, 이번 경선 승리는 당내 ‘비황’(非黃·비황교안) 표심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특히 심 의원은 국회 부의장 출신 5선 의원으로 그가 원내 지휘봉을 거머쥘 경우 황 대표의 독주 체제를 견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심 의원은 이날 선거 직전 정견발표에서 “이번 경선 과정에서 이른바 황심(黃心·황교안의 의중)이 언급됐지만, 저는 황심이란 없고, 황심은 ‘절대 중립’이라고 확신한다”며 “황심을 거론하며 표를 구하는 것은 당을 망치는 행동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원내대표가 되면 여러 의원의 말씀을 황 대표에게 가감 없이 솔직하게 전달하겠다”며 “당 대표로서 제대로 모시면서도 의견이 다르면 외부에 갈등으로 드러나지 않게 조용히, 소신껏 드릴 말씀은 전해드리겠다”면서 ‘황심’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황심’에 선을 그은 전략이 표심을 얻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앞서 황 대표는 단식 후 사무총장·전략기획부총장 등 주요 당직 인선에서 초·재선 의원들을 대거 중용해 내년 총선을 겨냥한 친정체제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데다 황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을 불허하며 ‘제황(帝黃)적 리더십’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의원총회에서 선출된 원내대표의 임기를 좌지우지하는 것 자체가 황 대표의 월권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와 함께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중진의원 용퇴론’ 등이 빗발치면서 중진 의원들의 ‘반황’(反黃·반황교안) 표 결집을 유도했다는 해석이 있다.

아울러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의도 정치 경험이 부족한 황 대표에 주요 당직을 초·재선 의원들이 장악한 상황에서 원내지도부까지 초·재선 의원들이 맡게 되는 데 대한 부담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심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인사말에서 “우리 당이 잘 싸우고 이 난국들을 잘 헤쳐나가기 위한 여러분들의 미래에 대한 고심과 결단들이 이렇게 모였다”며 “앞으로도 겸허하게 당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신임 정책위의장은 “우리가 서로 아껴주고 위해주면서 의원 여러분이 역량을 최고조로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보겠다”며 “그래서 이기는 정당, 늘 승리하는 정당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심 의원은 그동안 대여공세에 앞장서 왔으며, 김 의원은 당내 대표적인 전략가로 통한다는 게 당 안팎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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