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집 ‘이슬의 생애’(시선사)  
 
   
 
  ▲ 박종해 시인  
 

‘...이렇게 작은 풀잎 위에 집을 짓고/하룻밤을 천년 세월처럼 지내다가/신의 말씀으로 빚은 해오름이 되면/나는 미련 없이 이곳을 떠나야 한다/이승과 저승의 거리가 겨우 한 뼘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풀잎의 집에서 깨닫는 것은 어렵지 않다//’ 중략(박종해시인의 ‘이슬의 생애’ 중)

박종해 시인이 올해 중앙문단 등단 40년 지방문단 등단 52년을 맞았다.

박 시인은 문학의 길에 매진한 이후 시집 13권을 출간했고, 최근 출판사 ‘시선사’의 전국 시인 100인에 선정돼 시집‘이슬의 생애’(시선사·10,000원)를 선보였다.

이 시집은 그동안 펴낸 시집 13권에 담긴 900여 편의 시 중에 77편을 골라 엮은 것이다.

비교적 짧은 시, 명징하면서도 울림이 있는 소통 시들이 뽑혔고, 표제작 ‘이슬의 생애’를 비롯, 총 5부로 구성됐다.

시인 김명수는 시 ‘이슬의 생애’를 두고 “생명의 근원과 귀속을 떠올리는 노년의 소박한 서정시가 너무나도 아름답다”고 평했다.

박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요즘 시가 독자들로부터 외면당하면서 시의 정체성까지 허물어지고 있다고 한탄한다.

그는 “한물간 다다이즘의 시, 속내를 감춘 내면 탐구라는 미명아래 난해하고 난삽한 시, 무분별한 산문 시 등이 얼굴에 분을 바르고, 말장난을 하고 있다”며 “시의 진정성 회복을 위해 새로운 시운동의 기치를 높이 들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어 “50년 넘게 시의 밭을 경작하는 동안 어느덧 80줄에 이르렀다. 남은 일생동안 모호한 시의 안개 속을 불 밝히며 고달픈 시의 길을 부단히 걸어갈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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