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중 검찰의 후속 인사가 예정된 가운데 이른바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도 막바지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검찰은 사건의 핵심 피의자 소환 조사에 이어 참고인들에 대한 조사를 벌이며 혐의 입증을 위한 증거 보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1일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비서실장 박기성(51)씨는 오는 23일 참고인 신분으로 울산지검에 출석한다. 검찰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시 자료들이 송철호 당시 시장 후보자 선거캠프로 흘러들어간 데 대해 시청 공무원과 캠프 관계자의 연관성과 선거공약 등 활용 여부에 대해 물어볼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달 초 이틀에 걸쳐 박씨를 조사하면서 같은 내용의 조사를 벌인 바 있다.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등 사건 관계자들이 관련 혐의를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있는 데 대해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수사 자료를 보강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최근 검찰은 시청 공무원과 경찰 관계자 다수를 재차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또한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검찰의 행보는 특히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후속 인사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자로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지휘해온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과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이 각각 제주지검장과 법무연수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다음달 3일자로 시행되는 후속인사가 23일 발표될 예정인데,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2차장과 김태은 공공수사2부장 등 수사 실무를 책임지는 중간 간부가 포함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수사 지휘라인이 대거 교체되면 이전처럼 청와대를 정면으로 겨누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검찰은 후속 인사 전 송철호 울산시장을 비롯해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핵심 피의자들에 대한 조사를 서두르고 있다.

송철호 시장은 전날인 20일 처음 검찰에 출석해 12시간여 동안 조사를 받았다. 송 시장은 검찰 조사 이후 21일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 롯데별장에 마련된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분향소를 방문하는 것으로 사실상 첫 공식일정을 소화했다. 검찰 조사에 대한 심경을 묻는 질문에 송 시장은 “아직 눈이 채 그치지 않았다”면서 “눈이 다 그쳤다고 생각되면, 그때 울산 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시원하게 마음 속에 두고 있는 모든 말씀을 깨끗하게 드리겠다”고 답했다.

검찰은 청와대가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등으로부터 지방선거 당시 송철호 시장의 경쟁 상대였던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비리 의혹 첩보를 수집한 후 경찰에 수사하도록 압박하고, 송 시장의 선거공약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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