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엮여 있는 거대한 공급망이 흔들린다면, 이로 인한 영향은 일본 수출규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부산경제가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부산상공회의소(회장 허용도)가 발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부산지역 대중국 품목별 수입 의존도 분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산의 전체 수입품목 1,189종 가운데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품목은 모두 1,055종으로, 전체 수입품목의 88.7%에 달했다. 이 중 대중국 수입의존도가 50% 이상인 고의존도 품목도 390종으로 전체 중국 수입품목의 37%에 달했고 이들 품목의 수입금액은 이보다 더 높은 48.3%를 차지했다. 또 390종 중 128종은 중국에 90% 이상 의존하고 있었고 이 가운데 52종은 100%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었다.

지난해 부산의 국가별 전체 수입액(137억9,810만 달러)에서도 대중국 수입액은 39억405만 달러로 중국은 부산의 수입 1위 국가다. 중국 내 코로나19가 확산되거나 사태가 장기화돼 중국으로부터의 원부자재를 포함한 수입품목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지역경제에 미칠 파장이 크게 우려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영향과 비교해도 중국의 이번 사태는 훨씬 더 전방위적인 악영향이 예상된다. 실제 부산의 전체 수입품목 중 일본 의존도가 50% 이상인 품목은 90종에 불과했지만 중국은 4배 이상 많은 390종에 달하고 수입 금액도 2배 정도가 많다.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는 제한된 품목에서만 이뤄져 지역경제에 미친 실질적인 영향은 적었지만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은 지역 산업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수입 상위 20개 품목 중 50% 이상의 고의존도 품목은 철강과 철강제품, 유기화학품 등 7개 품목이었으며, 가장 의존도가 높은 품목은 식용 채소로 부산 전체 수입의 81%가 중국에서 들어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중국 수입 1위와 2위에 해당하는 철강과 철강제품의 의존도 역시 각각 37.4%와 50.2%로 높게 나타났다. 이들 철강재들은 지역 주력산업과의 연관성이 높아 관련기업들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부산상의 심재운 조사연구본부장은 “중국은 전세계와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고 부산도 예외가 아닌 만큼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지역 관련 산업과 기업들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면서 “소비시장은 물론 제조업 등 지역 산업 전반에 걸친 피해업종 기업에 대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부산 / 김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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