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울산 2분기 기업경기가 외환위기 수준의 경제 충격에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상공회의소(회장 전영도)가 지역 제조업체 15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도 2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 조사 결과 2분기 전망치는 전분기보다 6p 하락한 ‘66’을 기록했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 2분기(5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한중 사드갈등, 미·중 무역 분쟁, 일본 수출 규제 영향을 받던 시기에도 BSI 지수가 70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체감 경기 위축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울산상의는 설명했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100을 초과하면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생각하는 업체가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은 그 반대를 나타낸다.
업종별로는 자동차(76)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공급망 붕괴로 생산 중단 등 직격탄을 맞아 2분기에도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세계자동차 시장의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의 수요 급감으로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이 최대 16% 감소할 것으로 예측돼 어려움이 예상된다.
전분기 대비 36p 하락한 정유·석유화학(59)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유가 급락에 따른 정제마진 약세에 더해 글로벌 석유제품의 수요 부진으로 대규모 적자가 예상된다.
또 코로나19로 각국의 국경 봉쇄와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비행기 항공유와 휘발유, 경유 소비량이 줄고 생산 공장들의 가동 중단으로 산업용 연료유마저 소비되지 않고 있어 다양한 화학 원료를 생산하는 석유화학산업의 전체 업황 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조선(71)은 LNG선박 발주 증가와 미·중 무역분쟁으로 미루어진 발주가 늘면서 회복세를 예상했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물동량 둔화로 전 세계 선박 발주 감소, LNG 프로젝트 연기 또는 취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일감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국제 유가 급락으로 해양플랜트 시장도 위축이 불가피함에 따라 추가 구조조정은 물론 올해 수주 목표 달성도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코로나19 관련 기업 애로조사 결과 울산 제조기업의 69.2%가 코로나19 사태로 경영활동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고용 계획을 묻는 항목에 ‘올초 계획보다 줄일 것’과 ‘계획대로 시행할 것’이 49.5%로 동일하게 나타났으며, 투자 계획을 묻는 항목에는 ‘계획보다 줄일 것’이 47.7%, ‘계획대로 시행’이 52.3%였다. 다만, ‘계획대로 시행’이라는 답변에는 투자나 고용계획이 없었던 기업의 경우 그대로 진행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실제 채용 인원 및 투자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현장의 애로사항으로 ‘내수 위축에 따른 매출 감소(32.7%)’가 가장 많았으며 ‘방역물품 부족(20.8%)’, ‘자금경색(15.7%)’, ‘수출 감소(13.2%)’, ‘중국산 부품자재조달 어려움(8.8%)’, ‘물류 및 통관 문제(5%), ‘중국내 공장의 운영 중단(1.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최소화와 경제 활력 회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 과제로 ‘금융세제지원(36%)’, ‘기업조사(세무·공정거래) 유예(23.6%)’, ‘조업 재개를 위한 외교적 노력(15.8%)’, ‘서비스 신산업 관련 규제개혁(10.9%)’ 등의 순을 보였다.
울산상의 관계자는 “본 조사 시점 이후 코로나19가 유럽, 미국으로 급속히 확산됨에 따라 세계 각국서 제조 공장의 가동 중단 속출, 해외 수요 부진, 조업 중단 및 원부자재 조달 차질 등으로 수출여건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당분간 글로벌 경기 침체와 함께 주력 산업의 부진이 예상되는 등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여 신속한 자금지원, 과감하고 혁신적인 규제 개혁과 제도개선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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