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태화강 국가정원 만남의 광장이 이용객들이 버리고 간 많은 쓰레기가 방치돼 있다. 송재현 기자.  
 
   
 
  ▲ 6일 태화강 국가정원 만남의 광장 화장실 앞 집수정 안이 일부 이용객들이 버리고 간 음식물쓰레기로 뒤덮여 있다. 송재현 기자.  
 

태화강 국가정원이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의 비양심과 지자체의 관리 감독 부재로 쓰레기 몸살을 앓고 있다.

6일 오전 중구 태화동 태화강 국가정원 만남의 광장. 전날 밤 시민들이 휴식을 하고 떠난 이곳에는 쓰레기가 넘쳐났다. 울산시가 설치한 쓰레기통 주변에는 시민들이 버린 일반 쓰레기뿐만 아니라 먹다 남은 배달음식들도 배달용기에 담긴 채 함께 버려져 있었다. 까치와 까마귀, 참새 등이 날아와 열심히 부리로 쓰레기더미를 쪼아대는 상황도 연출됐다.

쓰레기통 옆 집수정은 남은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잔반통으로 전락해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돼 보였다. 검붉은 음식물쓰레기로 그득한 집수정에서는 악취뿐 아니라 벌레도 들끓었다.

아침 산책에 나선 시민들은 일부 몰상식한 사람들이 태화강 국가정원을 망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시민 A씨(60대·중구 거주)는 “젊은층들이 밤마다 시끄럽게 놀고 곳곳에 쓰레기를 버리고, 쓰레기통이 있는데도 커피나 음료를 마시고 일회용 용기를 산책로나 이런 곳에 두고 간다”고 전했다.

또다른 시민 B씨(50대·여·남구 거주)는 “태화강 국가정원이 울산의 자랑인데 코로나19 때문에 외지 관광객이 못 오니 이렇게 더럽힌 사람들이 다 울산 사람들 아니겠냐”며 실종된 시민의식을 꼬집었다.

실제 기자가 찾은 전날인 5일 자정이 가까운 시간까지 태화강 국가정원 만남의 광장 주위엔 많은 시민들이 나와 산책과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마스크도 끼지 않은 채 배달음식과 술을 마시며 왁자지껄한 만남을 가지는 이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음주와 고성방가가 난무했지만 밤이 늦은 탓인지 이들을 제지하는 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울산시는 4명의 관리자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국가정원 일대를 순찰하고 쓰레기 투기, 금지구역 내 텐트 철거 등을 계도하고 있지만 심야까지 이어지는 방문객 관리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다.

생활쓰레기 무단 투기에 대해서는 최대 1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지만, 공원 이용객의 쓰레기 투기는 이에 해당되지 않아 부과한 사례도 없다.

울산시 관계자는 “평일의 경우 20ℓ 마대 기준 40개 정도 쓰레기가 수거되고 주말의 경우 두 배인 80개 정도가 수거되고 있다”면서 “태화강 국가정원이 도심과 떨어진 순천만과 달리 출입에 제한이 없어 관리자들이 퇴근한 후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는 전남 순천시가 조례를 제정해 음식물을 소지한 경우 순천만 국가정원 출입을 제한하도록 한 것과 대조적이다.

순천만 국가정원은 태화강 국가정원과는 달리 지정 출구로만 출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입구에서 관리자가 음식물 반입을 통제한다. 또 20여명이 인원이 투입돼 순찰과 청소 등의 관리를 하고 있다.

순천시 관계자는 “일부 출입객이 가방에 숨기는 등의 방법으로 100% 음식물 반입을 막을 순 없지만 순찰과 관리를 강화하다 보니 크게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시는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국가정원 운영에 관련된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국가정원 출입 제한, 음식물 반입 대책 등을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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