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부산지방병무청장

 

코로나19로 성숙한 시민의식·공동체 중요성 깨달아
여러 분야 공직자 노력에 ‘감염병 대응 모범국가’ 결실
예측 불가능한 미래 대비할 수 있는 최선은 적극 행정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현 상황으로는 코로나19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3월 11일 대유행 선언 이후 4개월이 지났지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여전히 세계화로 연결된 지구촌 곳곳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바이러스는 단지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것에 멈추지 않고 세계 경제에도 심각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세계은행(WB)은 세계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불황이자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위기 당시보다 3배 이상 가파른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며 미래를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코로나19가 이전까지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살펴보는 계기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전례 없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국제사회 공조, 성숙한 시민의식과 공동체 정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배웠고, 확진자 동선 공개에 따른 감염 차단 효과와 프라이버시 침해 간의 적정선을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숙제도 받았다. 또한 무엇보다도 바이러스 대응에 있어서는 혁신적이고 신속한 방역대응체계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동참과 생활 속 실천이 관건이라는 것도 알았다.

대한민국은 신속 진단기법, 도보 이동형 선별진료소, 모바일 확진자 동선 알림 앱 등 소위 ‘K-방역’이라 불리는 혁신적인 방역대응체계로 코로나19 대응 모범국가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의료진의 헌신과 고통을 감내한 국민들의 동참뿐만 아니라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사명감을 갖고 현장을 누비고 있는 여러 공직자의 노력 덕분이기도 하다.

공직자가 이러한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간 데에는 정부가 공직사회에 적극 행정을 강력히 주문하고 제도적으로 뒷받침한 것이 큰 역할을 하였다. 적극 행정은 공무원이 불합리한 규제의 개선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창의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다. 이러한 적극 행정이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 외에도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공직문화 조성이 무엇보다도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부산병무청도 조직문화에 ‘적극 행정’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직원 교육을 강화하고 우수 공무원을 선발, 인사 상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 또한 적극 행정 추진에 동력을 확보하고자 소속 직원들로 ‘보다나은 내일로 추진단’을 구성해 병무행정 제도 및 민원서비스 개선 방안을 자체적으로 발굴·실행하고 있다.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면, 첫째 현장 중심의 위기대응으로 코로나19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병무청은 병역 의무를 부과하는 기관으로서 매일 200여명의 젊은이들이 병역판정검사를 위해 드나드는 등 사람 간 접촉이 불가피하다. 이에 검사장 입구에 사전 선별소를 설치해 열화상 카메라 등으로 발열 여부를 체크하고 아크릴 칸막이 설치, 1m 이상 간격 유지, 검사시설 및 장비를 매일 소독하는 등 방역 지침을 철저히 이행하고 있다.

둘째, 국민의 불편·부담을 최소화하고자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외버스 노선 폐지 및 운행횟수 축소로 부산에서 전방 사단으로 입영하는 장정들의 경비 부담이 가중되었다. 이에 숙박비·식비를 추가 지급할 수 있도록 입영여비 지급기준을 개선해 실비 수준의 여비를 보상함으로써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었다. 또 사고로 입원해 거동이 곤란한 병역의무자를 위해 전담의사 등 검사팀이 병원을 방문, 현장 신체검사로 전시근로역 처분을 함으로써 민원 불편을 해소했다.

셋째, 국민 체감형 병무민원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철없던 청소년기에 새긴 문신으로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병역의무자들을 위해 관내 피부과 의원 3곳과 협약, 문신제거 시술비 일부를 지원한다. 또한 적성과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들을 위해 ‘맞춤형 병역진로설계 서비스’를 운영해 부산·울산 지역 특성화고·마이스터고 38개교의 학과별 취득자격증과 지원 가능한 군사특기 분야를 데이터베이스화해 모집병 지원정보도 제공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4차 산업혁명은 더욱 가속화되고 인간의 삶과 사회·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변화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유연근무제, 재택근무 등 기존에는 낯설어서 받아들이지 못했던 근무방식이나 비대면 화상 회의·교육 등 새로운 소통 방식이 생활에 자리 잡고 있다.

다가올 미래는 예측 불가능하므로 어떤 대안이 결과적으로 최선의 대안이 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우리의 몸이 평소 ‘면역력’을 키워 바이러스 침입에 대항하듯이 미래의 위험에 대비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행정은 ‘적극 행정’이 그 답이라 확신한다. 병무행정 또한 어제에 머물러 있을 것이 아니라 내일을 바라보는 적극 행정으로 미래를 열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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