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3일 연일 계속된 집중호우로 물바다가 된 울산 온산공단 이영산업기계 앞 당월로. (울산매일포토뱅크)  
 
   
 
  ▲ 2015년 태풍 ‘고니’ 때 울산 온산공단 일대 도로에 성인의 무릎까지 물이 차오른 모습. (울산매일포토뱅크)  
 

장마철 집중호우와 태풍 때마다 물에 잠기는 울산 온산공단 당월로는 고질적인 물난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수년째 책임공방만 반복하던 관계당국이 해결책을 찾기 위해 손을 맞잡기로 했다.

국도31호선 울주군 온산공단의 ‘당월로’. 이 가운데서도 이영산업기계㈜에서부터 온산수질개선사업소까지 약 500m 구간은 대표적인 상습 침수구간이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진영국토관리사무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7월 말까지 이 도로가 물에 잠긴 것은 8차례에 이른다. 2012년 9월 17일 이영산업기계 앞 도로가 침수된 이후 2014년 8월 18일에는 차량 10여대가 침수피해를 입었고, 같은달 25일에는 도로에서 불어난 빗물이 인근 이영산업기계로 흘러들어 공장 전체가 피해를 입었다. 2015년 8월 25일 태풍 ‘고니’ 때는 최고 높이 7.7m의 너울성 파도까지 겹치면서 일대 공장이 모두 물에 잠겼고, 2017년 7월 6일에도 양방향 3차로가 침수됐다. 한해가 멀다하고 침수피해가 반복되고 있는데, 올해에만 지난달 10일과 13일, 23일 등 3차례에 걸쳐 도로가 물바다가 됐다.

국도31호선인 당월로는 공단을 가로지르는 주도로다. 하루에만 1만5,584대의 차량이 지나고, 주변에는 기업체 생산시설도 밀집해 있다. 이 도로의 침수피해는 단순히 통행 제한에 그치지 않고 인근 기업체의 피해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달 23일 오후 7시께부터 새벽까지 이어진 집중호우로 도로 양방향을 모두 집어삼킨 물은 이영산업기계 생산시설까지 덮쳤다. 이영산업기계 측이 집계한 피해규모는 1억9,400여만원 수준이다. 이는 파손된 기자재 등 직접적인 피해로, 공정 지연 등 간접 피해까지 감안하면 그 규모는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 해마다 반복되는 침수로 이영산업기계 측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당월로의 상습 침수 원인에 대해 진영국토관리사무소 측은 만조의 영향과 그로 인한 배수기능 저하 등을 복합적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해안 방면 산업단지 진입로(대로2-56) 측면에 매설된 높이 2m, 너비 2m의 배수암거(수로박스)는 빗물 등을 바다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바다 수면이 높아지는 만조 때는 무용지물이다. 너울성 파도 등으로 유입되는 바닷물도 피해를 더하고 있다. 침수구간과 연결된 왕복 4차선 도로인 원봉로에서 유입되는 빗물도 배수를 지연시키고, 오수관로의 토사 퇴적으로 인한 역류도 문제로 꼽힌다.

당월로는 진영국토관리사무소, 원봉로 등은 울산시, 오수관로는 울주군이 각각 관리하고 있는데, 여러 기관이 얽혀있는 탓에 반복되는 침수피해에도 수년째 책임공방만 이어져왔다. 도로 파손과 기업체 피해 등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최근 진영국토관리사무소 측은 근본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울산시도 이에 공감했다.

진영국토관리사무소 측은 앞서 진행하던 도로 보수 설계 용역에 당월로 상습침수 구간도 포함하기로 했다. 올 연말 용역이 마무리되면 상습적인 침수피해를 막을 수 있는 해결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용역 결과에 따라 울산시와 울산종합건설본부 등도 협조를 약속했다.

12일 오후에는 진영국토관리사무소와 울산시, 울산종합건설본부, 한국철도시설공단 실무 관계자들이 함께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진영국토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그동안 문제 지적은 있었지만, 당월로 상습침수 구간에 대한 용역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관계 기관들이 협력하기로 한 만큼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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