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다발땐 방역체계 혼란
독감 무료예방 접종 대상자 확대
"늦어도 11월까지 접종해야”

 

 

 

 
 
  ▲ 2020-2021절기 인플루엔자 국가 예방 접종 대상자별 접종 기간. 출처 질병관리청.  
 
   
 
  ▲ 한 시민이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울산에 내원해 독감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울산매일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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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가운데 독감(인플루엔자) 유행 시기에 들어서면서 지역의료계는 또 다시 긴장하고 있다. 올 가을·겨울에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이른바 ‘트윈데믹’(Twindemic)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고됐기 때문이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 사태로 이달부터 겨울철까지 ‘트윈데믹’ 사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윈데믹’은 비슷한 유형의 질병 2개가 동시 유행하는 상황을 뜻하는 말이다.
문제는 비슷한 질병이 함께 유행하면 증상이 비슷해 검사도 복잡해지고, 구별해내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실제로 코로나19와 독감은 감염시 발열과 인후통, 기침, 두통 등이 동반되고 있다. 사실상 현재로써는 증상만으로 구분하기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의료계는 ‘트윈데믹’에 대비해 “무료 접종 대상자는 반드시 독감 백신을 접종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독감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유행하면 방역체계는 재차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독감은 예방접종만으로 감염 가능성을 크게 떨어트릴 수 있어, 상대적으로 대처하기 수월한 질병 중 하나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 중복 감염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확인돼, 우려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지난 9일 당시 브리핑에서 “인플루엔자 검사와 코로나19 검사를 했을 때 2개 모두 양성이 나온 사례들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관련 내용은 검토 중이다. 해외에서는 최근 남반구 국가 중심으로 이 같은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이에 정부는 올해 독감 예방과 코로나19 유행을 감안해 중·고교생인 만 13세~만 18세(285만 명)와 만 62~64세(220만 명)까지 대상자를 확대했다. 지원백신도 기존 3가 백신에서 4가 백신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생후 6개월~만 18세, 임신부, 만 62세 이상 노인 등 전 국민 37%(1,900만 명)이 무료접종 대상이다. 지난 8일부터 2회 접종 대상자(생후 6개월~만 9세 미만 어린이 중 예방접종을 생애 처음 받거나, 7월 1일 이전까지 1회만 받은 어린이)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1회 접종 대상자(어린이, 임신부)는 오는 22일부터며, 62세 이상 노인은 다음달 13일부터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울산에 따르면 올해 9월 8일 기준 독감예방 접종 건수는 842건이다. 지난 한해 총 2만3,527건에 비하면 다소 저조한 접종률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올해 2월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탓에 시민들이 의료기관 방문을 꺼려한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달 말부터 독감예방 접종률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니나다를까 현재 지역 내 병·의원 등은 예방접종 대기자들로 북적인다. 지역온라인커뮤니티에서도 동네 병원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등을 문의하는 글이 쇄도한다. ‘미루지 말고 제때 맞춰야한다‘는 생각에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며 최대한 빠르게 접종하고 귀가하려는 심리인 것이다.

서민희 동강병원 종합건강진단센터 과장(가정의학과)은 “인플루엔자 백신의 면역력이 생기기 위해서는 접종 후 2주~1개월이 걸리게 되므로 늦어도 11월 안에는 접종하는 것이 좋다”며 “노인, 폐질환 및 심장질환자, 소아, 3개월 이상의 임산부, 면역저하자, 6개월 미만 아기나 노인과 함께 오래 있는 사람은 꼭 접종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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