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생각만을 고집하는 독재는 언젠간 무너져
사람이든 물건이든 뭉치면 더 큰힘 발휘하게 돼
코로나로 힘든 시기 다함께 지혜로운 대응해야

 

황산스님
황룡사 주지

인류는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생명의 위험에서 벗어났고, 만물의 영장이 됐습니다.
어떤 생명이든 물질이든 중력의 법칙이 있어서 뭉쳐지려는 성향이 있고, 뭉쳐질 때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혼자서는 일어나지 않은 일들이 여럿이 모이니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우주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인류의 문명발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화합이 잘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고 화합이 깨지면 공든 탑도 순간에 무너지게 되는 것입니다.
화합에는 일방적 화합이 있고, 공의적 화합이 있습니다. 일방적 화합은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가 자기 생각대로 무리를 이끄는 것이라서 잘되면 대박이니 좋아 보이지만 위험이 너무 크니 결코 좋은 것은 아닙니다.

독재로 성공한 나라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가정에서도 가부장적이면 불행해 지기 쉽고, 직장이나 단체에서도 분열되기 쉽습니다. 한명의 리더가 뛰어나서 일방적 화합을 이룰 때는 좋지만 그 리더가 사라지면 분열되기 쉽습니다. 한명의 뛰어난 인재가 나오기 보다는 타인을 뛰어나게 만드는 숨은 리더가 훨씬 낫지 않을까요?
공의적 화합은 구성원들의 생각을 모두 조율해서 서로 토론하고 이해하고, 공부해가며 화합을 이루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되려면 구성원들의 성숙된 시민정신이 바탕이 돼야 합니다. 구성원중 몰지각한 이가 많을 경우에는 커다란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구성원들이 희생하고 양보하고 솔선수범 하는 이들이 많을수록 화합이 잘돼 행복할 뿐만 아니라 의지만 있으면 눈부신 발전을 이룰 수 있게 됩니다.

어느 단체든 화합이 잘되면 그 기세가 좋아져 사람들 개개인의 능력이 좋아지게 됩니다.
머리가 좋은 사람은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인성이 좋은 사람은 회원을 더 늘게해 더 많은 확장을 일으키고, 부지런한 사람은 관리를 더 잘하게 됩니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뭉치면 힘을 더 발휘하게 됩니다. 지구도 45억 년 전에 많은 소행성이 서로 충돌해서 만들어 졌고 이렇게 만들어진 지구는 물질간의 조화로 현재의 아름다운 지구가 만들어졌습니다.

물질간의 화합이 잘 이뤄져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이 된 것입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많은 충돌과 파괴, 폭파, 생성, 유지, 변화 등이 있었습니다.
즉 충돌이 없이는 지구가 생길 수 없었던 것입니다. 화합은 충돌하지 않아서 되는 것이 아니라 충돌했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위험합니다만 그것을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인류의 미래가 달려있습니다.

의사들과 정부가 서로 갈등하고, 여당과 야당이 서로 의견이 다르고, 남과 북이 체재가 다르다 해서 누가 더 잘하고 잘못하고를 따지기보다 그 순간 속에서 양보하고, 겸손하고, 이해하고, 배려해서 모두가 만족할 만한 타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심지어 반박당하더라도, 관재구설 뒷담화를 당하더라도 냉철하게 지혜롭게 대응해야 비로소 화합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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