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35년 준공당시의 울산교.  
 
   
 
  ▲ 오늘날 태화강변의 아파트단지 (학성교부근)  
 

울산의 도시품격을 얘기할 때 자연과 역사성을 대표하는 태화강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태화강과 접한 공간과 장소가 구성하는 경관의 질이 결국 울산의 품격을 결정짓는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삼건 울산대학교 명예교수가 울산중심부 중 태화강인근 경관 변화에 대해 고찰한 연구가 주목된다.

태화강유역은 역사적으로 울산의 중심 영역이었고,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고 있었으며, 현재도 울산의 역사축·생태축·상징축·도시축이라는 다양한 성격을 함께 갖추고 있다.

그러나 태화강변의 경관을 노래한 시문이나 고지도, 지리지에서 나오는 역사적 명소들은 거의 다 사라졌다. 멸실된 지 400여년 만인 2014년 중건된 태화루의 360도 조망은 인근 고층 건물에 의해 가로막히고 남산과 태화강 방향 일부만 열려 있다.

한삼건 울산대학교 명예교수에 따르면, 태화강변 경관은 일제강점기의 울산수리조합사업과 울산교, 울산철교와 같은 근대식 교량이 가설되면서 모습과 성격이 크게 바뀌었다.

특히 태화강은 1962년부터 시작된 울산공업센터 개발로 인한 수질오염과 강변 개발로 인해 옛 모습을 잃기 시작하다가 1997년을 전후로 수질이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태화강변 풍경은 다양한 도시개발 사업으로 인해 옛 모습을 잃었고, 강변 경관 또한 크게 변모했다.

한 교수는 이런 변화의 근본적 원인이 태화강변 개발 초기부터 아파트 단지를 입지시킨 도시계획 때문이며, 그 결과 태화강변은 사유지인 아파트 단지를 위한 경관자원으로 변질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한교수는 “변질된 태화강변 조망경관은 반영구적이어서 더욱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태화강변에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 강변풍경을 가로막고, 도심에 불어드는 강바람을 막으며, 강변의 공적인 토지이용을 불가능하게 된다”며 “태화강변에 들어서는 아파트 단지가 그동안 울산시민들의 노력으로 얻어낸 수질개선과 경관개선의 과실을 독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울산대곡박물관은 26일 오후 12시 45분 울주군 두서면 행정복지센터 3층 강당에서 ’지리와 경관을 통해 살펴보는 울산’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한삼건 명예교수(울산대학교)의 ‘근현대 울산 중심부의 수변 경관 변화’를 비롯해 이광률 교수(경북대학교 지리교육과)의 ‘울산지역 고(古)지형과 인간생활’, 권용대 박사(울산문화재연구원)의 ‘고분군 분포를 통해 본 울산지역 고대사회’, 홍영의 교수(국민대학교 한국역사학과)의 ‘고려시대 울주의 행정영역과 역사고고 환경’, 장상훈 학예연구관(국립중앙박물관)의 ‘울산의 전통 지도 500년’ 등의 전문가 발표가 이어진다.

오는 12월 말까지 학술자료집도 발간해 관내 주요 도서관과 박물관, 전국의 주요 기관에 배포한다.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방역 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참석인원을 50명 미만으로 제한해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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