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른쪽부터) UNIST 강주헌 교수, 이민석 연구원, 권세용 연구조교수.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 미세유체칩의 원리.  
 

인체의 면역반응을 모방한 ‘인공 혈관 칩’에 혈액 한 방울을 떨어뜨려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 여부를 즉석에서 진단하는 기술이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바이오메디컬공학과(BME) 강주헌 교수팀이 병원균(세균, 바이러스 등) 감염 여부를 조기에 판별 할 수 있는 미세 유체 칩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머리카락 수준으로 가느다란 관으로 이뤄진 칩에 감염된 혈액(유체)을 넣으면 혈액 속 백혈구가 유체 관(인공 혈관) 벽면에 달라붙는다. 감염된 사람은 벽에 달라붙는 백혈구 숫자가 건강한 사람에 비해 눈에 띄게 많기 때문에 저배율의 광학현미경만으로 감염여부를 쉽게 판독 할 수 있다.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은 10분 내외로 짧다. 또 감염 극초기(감염된 지 1시간)에도 감염여부를 알아낼 수 있어 열과 같은 증상이 없는 잠복기 환자를 조기에 선별할 수 있다.



연구진은 면역세포(백혈구)가 감염이 발생된 부위로 이동하기 위해 혈관 내벽을 통과(혈관외유출)하는 과정에서 혈관 내벽에 붙는 현상을 모방했다. 개발한 칩의 유체 관 벽면에는 감염 시 혈관 내피세포가 발현하는 단백질이 코팅돼 있다.



연구진은 감염된 쥐의 혈액 한 방울(50마이크로 리터)을 미세유체 소자에 흘려주었을 때 감염되지 않는 쥐보다 더 많은 양의 백혈구가 유체 관 벽면에 붙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 감염 된지 1시간 밖에 지나지 않은 초기에도 정상쥐와 비교해 더 많은 양의 백혈구가 붙어 있었는데, 감염 환자 조기 선별이 가능한 대목이다.



강주헌 교수는 “인체에도 동일한 면역 시스템이 있고, 인간의 백혈구는 실험에 사용된 쥐보다 수천 배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며 “병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환자를 선별하는 임상 연구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삼성전자미래육성센터, 교육부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엘스비어(Elsevier) 출판사의 세계적인 학술지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8월 29일자로 온라인 공개돼 출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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