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호 태풍 ‘하이선’은 울산을 강타하면서 많은 피해를 남겼다. 추석을 앞두고 아직 복구되지 않은 피해 지역 주민들은 추석을 보내기가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번 추석은 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해 고향방문을 자제하는 분위기에 자식들이 찾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식들에게 태풍 피해 흔적을 보여주지 않게 돼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피해를 입은 현장을 언제까지 보고 한심만 지어야 할 상황이 아니다. 빠른 복구로 피해 주민들에게 불편이 없도록 해야 한다.

울산에서 태풍 피해가 컸던 북구 신명동 굼바우항 해안도로 등이 아직 복구되지 않고 있다. 하이선이 내습했을 때 이곳은 해안도로 40여m와 파제벽 80m가 쓸려나가 쑥대밭이 됐다. 이 해안도로 주변은 횟집까지 운영되고 있지만 차량이 드나들지 못해 손님이 뚝 끊긴 상태다. 횟집들은 코로나19와 태풍 피해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2차 재난지원금을 추석 전에 서둘러 지급할 계획이다. 이에 반해 태풍 피해 복구에는 관심이 덜해 피해 주민들은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끼고 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태풍 피해 직후 울산을 다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지 않을까 하는 실낱같은 희망을 갖기도 했으나 기준에 부합하지 못해 제외되면서 피해 복구가 늦어지고 있다. 관할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북구가 재난안전특별교부세 5억원을 신청했지만 전국적으로 재난지역이 많다는 이유로 교부금액이나 지원 시기조차 알 수 없어 복구는 하세월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북구는 우선 예비비 6,500만원을 활용해 파제벽과 해안도로 복구를 위한 재설계를 하고 공사 비용은 재난안전특별교부세가 늦어질 경우에 대비해 자체예산을 사용할 계획이다. 이렇게 하더라도 다음달 공사에 들어가면 연말께 완료될 전망이어서 주민들의 불편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정부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지원해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울산시도 어제 정부의 2차 긴급재난지원 대상에서 빠진 사각지대 피해계층 중 ‘고용유지 기업’, ‘문화예술단체’ 등을 구제하는 ‘울산 피해계층 맞춤형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신속한 복구를 기대했던 태풍 피해지역 주민들은 정부와 울산시로부터 홀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주민들이 태풍 피해의 아픔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신속한 복구가 이뤄져야 한다. 정부와 울산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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