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울산 등 지방 5개 광역시에 ‘판교2 테크노밸리’와 같은 첨단산업지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방 대도시에 공공과 민간이 협업해 산업과 주거, 문화 등 복합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춘 도심융합특구를 조성한다는 것이 핵심 골자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현실이 돼야 할 국가적 과업이다. 지역의 입장에서 환영할 일이다.

도심융합특구는 싱가포르의 원노스 지구, 미국 세인트루이스 코텍스 혁신지구, 스페인 바르셀로나 포블레노우 지구 등이 모델이다. 원노스 지구에는 노바티스 등 세계적 제약회사 연구개발센터 및 840여개 스타트업 기업 입주해 싱가포르 경제의 주춧돌이 되고 있다, 코텍스 혁신지구는 대학·기업 등이 합작 법인을 설립하는 등 415개 기업, 1,000가구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방직산업 집적지에 조성된 포블레노우 지구는 925개의 혁신 기업이 입주해 3만2,000여명을 고용하는 혁신지구가 됐다. 우리나라에는 판교 제2테크노밸리가 도심융합특구로 조성되고 있다. 현재 450개 회사가 유치돼 있고, 이를 1,000개 회사로 확대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울산에 도심융합특구가 들어서면 장치산업 위주의 산업생태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울산에선 KTX 역세권 복합특화단지나 장현도시첨단산업단지, 우정혁신도시, 수소 그린 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 등이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된다. 이들 지역이 정부가 제시한 입지 조건을 충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소 50만㎡ 이상의 부지 확보가 용이한 도심이면서, 대학이나 공공기관과 연계해 혁신성장이 가능하고, KTX 정차역 또는 지하철과의 접근성이 좋아야 하고, 주거·상업 등 생활 여건이 이미 확보됐거나 확보 가능한 지역을 요구하고 있다.

도심융합특구와 관련해 울산시가 준비해야할 일이 많다. 우선 대기업 중심의 울산의 산업구조를 개선 위한 장·단기적 전략이 필요하다. 뿌리산업의 기반이 약한 울산으로서는 도심융합특구에 창업 및 벤처 기업을 유치하는데 구조적인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이들 기업들을 지원할 대학과 연구시설 등 인프라도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5개 도시의 첨단산업특구가 기업과 인재 유치경쟁을 벌일 경우 울산의 경쟁력이 얼마나 될지도 점검해야 한다. 울산시는 도심융합특구가 지역의 경쟁력 회복의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입지선정과 기업 및 인재유치 전략 수립, 공간 계획 수립 등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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