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발생하면 소방차 진입못해 큰 피해 우려…원상복구해야”
 구의원·시·군 관계자 잇따라 면담…소방당국도 점검 나서기로
 시 "꼭 필요한 사업…불법 이중주차 없으면 차량통행 문제없어”

 

   
 
  ▲ 울산 남구 삼호동 와와공원(남구 눌재로 22번길) 거주자 우선 주차장에 식생도랑과 일자형 주차방지턱 때문에 주차된 차량이 주차 공간을 벗어나 소방도로를 침범한 모습.  
 
   
 
  ▲ 울산 남구 삼호동 와와공원(남구 눌재로 22번길) 거주자 우선 주차장에 식생도랑과 일자형 주차방지턱 때문에 주차된 차량이 주차 공간을 벗어나 소방도로를 침범한 모습.  
 

울산시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물순환 선도도시 시범사업으로 진행된 남구 삼호동 와와공원 주차장 공사를 놓고 일부 주민들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탁상행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기는 이제 경차 아니면 주차를 못합니다.”

20년 넘게 이곳을 살고 있는 40대 주민 A씨(여)는 울산 남구 눌재로 22번길을 따라 조성된 와와공원 거주자 우선 주차장을 가리키며 말했다.

현장을 확인하니 이곳에 주차된 차량들은 주차방지턱 앞까지 최대한 밀착시켜 주차했지만 경차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소방도로를 침범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건 이달부터 이곳에서 진행된 ‘식생도랑’ 공사 때문이다.

폭 1m로 와와공원 주차장과 공원 경계를 따라 공사가 이뤄졌는데 물을 머금을 수 있도록 관목과 자갈을 깔아 조성된다.

문제는 총 60면의 주차장 중 25면의 주차장이 식생도랑과 일직선으로 설치된 주차방지턱으로 1m 이상 주차공간이 밀려나 차를 공원 앞까지 바짝 붙일 수 없게 된 것.

A씨는 “반대쪽은 대각선 주차가 가능하도록 사선으로 주차방지턱을 만들고 도랑을 팠는데 이쪽은 쭉 일렬로 설치해 주차차량들이 소방도로를 침범할 수밖에 없다”고 항의했다.

이어 “이곳은 주차난이 심해 어쩔수 없이 주민들이 이중주차를 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인데 야간시간에 화재라도 발생하면 소방차 진입을 못해 큰 피해가 날지도 모른다”면서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니 원래대로 되돌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우려에 지난 19일 안대룡 남구의원과 시, 구 관계자들이 현장을 찾아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22일에도 시·구 관계자와 주민들 간 면담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이번 공사에 대해 통보받지 못한 소방당국도 소방도로 확보 문제에 대한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안대룡 남구의원은 “행정은 주민을 위해 존재하는데 주민들이 불편함을 느낀다면 소통을 통해 방향성을 바꾸거나 해결 방법을 찾는 게 행정의 역할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해당사업은 반드시 필요한 사업으로, 불법 이중주차가 문제라는 입장이다.

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환경부 공모사업에서 울산이 물순환 선도도시로 선정됐다.

빗물 침투·저류 능력을 회복시켜 도시 물순환구조의 건전성을 높여 물순환체계를 개선하고 자연적 물순환을 회복해 도심열섬현상 완화, 지하수 함량 증대, 가뭄 대응능력 강화 등을 기대하고 생태도시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남구 삼호동 일대에 79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생태도랑, 빗물정원, 투수성 포장, 옥상녹화 등 각종 시설물이 내년 4월까지 들어설 예정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25㎜ 강우 기준 1만t의 물을 우수관으로 흘려 버리지 않고 지하수로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곳이 선정된 이유는 삼호대숲과 태화강 철새공원이 인근에 있고 구도심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진행 중이라 우선순위에 따라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해당 사업은 장기적으로 생태도시 관점서 꼭 필요한 사업으로 공원부지 안쪽에 주차장을 조성할 수는 없다”면서 “불법 이중주차가 없으면 차량 통행에는 문제가 없고 모든 주민이 반대하는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일직선으로 조성된 턱 때문에 공원 안쪽 부분까지 차량 일부분이 진입을 못하게 된 것이지 주차장 면적이 바뀌거나 소방도로를 침범한 건 아니라 법적인 문제가 없다”면서도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대각선 주차를 평행주차로 바꾸는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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