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 가복모임발 감염 추정경로. (울산시 제공)  
 

한동안 가족모임 등 소규모 모임을 통해 이뤄지던 울산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 양상이 ‘사우나’를 통한 집단감염으로 폭발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확진자가 이용한 동구의 한 사우나에서 3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는데, 확진 판정을 받은 남편도 같은 사우나를 이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되면서 검사 대상이 450여명으로 늘어났다.

3일 울산시에 따르면 동구에 거주하는 60대 남성 A(214번)씨와 50대 여성 B(216번)씨, 60대 여성 C(217번)씨와 D(218번)씨 등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모두 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211번 확진자의 접촉자다. 211번 확진자는 춘천 가족모임에 갔다가 감염된 203번 확진자와 지난달 25일 동구의 한 식당에서 함께 식사해 옮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씨는 211번 확진자의 남편이고, B·C·D씨는 모두 211번 확진자가 방문한 동구 EXR스포츠센터 사우나에서의 접촉자들이다.
211번 확진자와 B·C·D씨 등은 모두 월 정기권을 결제해 주기적으로 사우나를 이용하는 이른바 ‘달목욕’ 이용자들로 확인됐다. 이들은 지난달 25일과 26일, 28일, 29일, 30일 등 닷새에 걸쳐 사우나를 방문했다. 이들은 서로 얼굴을 아는 정도일 뿐, 친밀한 관계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211번 확진자의 남편인 A씨 또한 지난달 30일 한차례 같은 사우나 남탕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해당 사우나는 폐쇄됐다. 특히 이 사우나는 줌바, 헬스, 스크린골프장 등과 함께 운영 중이라, 집단감염과 연쇄감염의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확진자 중 일부는 사우나에서 ‘한증막’을 이용했고, 줌바 운동을 한 확진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확진자들이 방문한 날짜와 시간대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여 해당 사우나 남탕과 여탕 이용자 456명을 접촉자로 분류하고 진단 검사를 실시했다. 이 가운데 검사가 완료된 189명 가운데 확진자 3명을 제외한 186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로 확인된 이들 대부분이 ‘무증상’ 상태인 점 등을 고려해 방역당국은 역학조사 범위를 보다 넓게 설정해 접근하고 있어 접촉자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들 확진자의 가족관계에 있는 접촉자 가운데 대기업 직원 다수와 방어진초등학교 학생이 포함되면서 지역사회가 긴장하기도 했다. 기업체 직원 상당수가 자택에서 대기했고, 방어진초 한학년 전체가 원격수업으로 전환됐다. 다행히 이들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이날 중구에 거주하는 50대 여성(215번)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28일 남구의 한 식당에서 포항 115번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돼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자가격리 중인 지난달 30일 근육통과 기침 등 증상을 보이면서 2차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됐다.
인도네시아 국적의 외국인 선원(219번)은 지난달 6일 인천항을 통해 입국한 뒤 김포의 한 호텔에서 자가격리를 했고, 같은달 20일 울산으로 왔다. 울산에서는 선박에서 생활했고, 중국으로 출항 전 진단검사를 받았다가 양성으로 판정됐다. 함께 입국한 외국 동료 18명은 음성으로 확인됐다.

지역 코로나19 집단감염·연쇄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울산시는 지역 거점병원인 울산대학교병원 병상 확보를 위한 2단계에 돌입했다. 현재 코로나19 병상은 54병상이며, 이날 기준 전원 환자를 포함해 50명의 확진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 울산시는 일반병동인 61병동의 절반을 비워 22병상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도록 준비했으며, 확진자가 급증할 경우 나머지 절반도 치료 병동으로 전환해 총 44병상을 확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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