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대재해로 작업 중지 명령이 내려진 현대중공업의 사내 협력사들이 작업 중지 장기화에 따른 어려움을 재차 호소하며 작업 중지 해제를 요청하고 있다.

25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사내 협력사들은 지난 24일 울산지청을 찾아 작업 차질에 따른 피해로 폐업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며 작업 중지를 풀어줄 것을 재차 요청했다.

협력사들은 앞서 16일과 19일에도 울산지청을 찾아 어려움을 전한 바 있으며, 지난 22일에는 86개 협력사 대표가 서명한 탄원서까지 제출했다. 하지만 16일 ‘작업 중지 해제 1차 심의’에 이어 23일 열린 ‘작업 중지 해제 2차 심의’에서도 작업 중지 해제가 부결됐다.

울산지청은 아직 완벽한 안전관리 체계를 갖추지는 못해 작업을 재개하긴 이르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일 현대중공업 대조립1공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한 뒤 고용노동부는 사고가 발생한 대조립1공장을 비롯해 유사한 작업을 하는 대조립2·3공장에 대해서도 8일부터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는데, 현재 18일째 작업 중지 상태다.

대조립은 선박 건조를 위해 작은 철판 블록을 조립해 커다란 블록으로 만드는 공정으로, 대조립공장에서 작업하는 현대중공업 직영 400여명과 13개 협력사 1,200여명 등 1,600여명이 작업 중지로 일손을 놓고 있다.

협력사들은 장기간의 조선업 불황으로 경영난과 기술인력 수급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장기간의 작업 중지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며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업체에 따르면 작업 중지로 대조립공정 13개 협력사가 매출기준 하루 3억9,000만원(업체당 3,000만원)의 손실을 입고 있다.



선박 건조의 핵심 공정인 대조립공장 전체가 작업을 멈추면서 앞뒤 공정 역시 차질을 빚어 사실상 조선소 전체가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심각한 공정 지연으로 인해 선박 인도가 늦어져 해외 선주와의 신뢰를 잃을까 우려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사내협력사협의회 양충생 회장은 “작업 중지가 더 길어지면 향후 지연된 공정을 만회하기 위해 돌관(장비와 인원을 집중 투입)작업과 연장근무를 해야 하고 이 경우 잠재적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며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협력사들의 간절한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울산상공회의소도 이날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에 현대중공업 작업 재개 협조 요청서를 발송했다.

울산상의는 요청서를 통해 “작업 중지가 장기화될 경우 협력사들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조선업 전반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수년간 지속된 조선업 침체로 어려움을 겪어온 상황을 감안해 조속한 작업 재개를 요청한다”고 전했다.

이어 “작업 중지로 13개 협력사가 직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고 조선공정 전반의 차질로 사실상 90여개의 협력사 모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납기 차질로 인한 해외 선주사의 신뢰 상실과 기능인력 이탈이 수주 차질과 협력사들의 폐업 등으로 이어져 조선업 기반이 흔들릴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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