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세빈선생 친손자 성낙진씨와 송덕비를 찾은 <울산대학생 겨레하나> 학생들.  
 
   
 
  ▲ 학생들이 직접 짓고 제작한 성세빈선생 추모 표어.  
 
   
 
  ▲ 책<항일보성>.  
 

“내가 만약 보성학교의 학생이었다면? 그때 일제에 저항하는 행동들을 할 수 있었을까? 솔직히 혼자는 자신이 없네요.”(김혜령)
“성세빈선생 후손을 만나고 나니 친일하면 3대가 잘 살고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정말 원망스러웠습니다.”(김효증)
울산의 청년들이 지난 한 해 울산유일의 민족사립학교였던 보성학교 교장이자 항일애국지사 성세빈의 흔적을 찾아 나섰다.
참여한 이들은 <울산대학생 겨레하나>에서 활동 중인 김혜령, 김승재, 김효증, 김수진, 안찬희. 모두 울산대학교 학생들이다.
<대학생 겨레하나>는 역사 민족, 평화, 통일을 사랑하는 대학생들의 모임으로, 다양한 방식의 교육과 행동으로 잘못된 역사를 바로 세우고, 우리 민족의 평화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학생들은 다함께 모여 민족교육의 터전이었던 보성학교와 학교 설립자이자 항일애국투사인 성세빈 선생의 친손자인 성낙진 선생과 손부 며느리 박명자씨를 만나 항일운동가의 후손이지만 서럽기만 했던 지난 삶의 이야기를 들었다.
‘울산의 독립운동가 후손과의 만남이라니?’라며 들떴던 마음은 독립운동가 후손이라는 이유로 감시까지 당했고, 잡힐까봐 사진 한 장 남기지 않았다는 말에 이내 아픔으로 변했다.
역사연구가 이현호씨와 동구문화원 지역사연구소장 장세동씨도 만나 보성학교와 성세빈 선생에 관한 전반적이면서 정확한 설명과 동구지역의 일본인들의 수탈, 보성학교의 민족교육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도 들었다.
이어 살아있는 역사를 만나고 싶다는 마음을 모아 보성학교와 성세빈선생의 흔적을 찾아 역사기행에 나서 개관 준비 중인 보성학교 전시관에서 대략의 설명을 듣고 후손 성낙진 선생님과 송덕비를 함께 찾았다.
이들은 역사기행을 다녀오며 우리의 역사는 더 이상 과거의 일에 그치지 않도록 오늘을 사는 우리가 보성학교와 성세빈선생을 기억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학생들은 최근 이 같은 활동을 담아 울산시 청년공공센터와 함께 ‘동구 보성학교 교장, 항일애국지사 성세빈을 기억하다’를 부제로 책 ‘항일보성’을 발간했다.
울산지역의 독립운동가를 기억하고 많은 청년들에게 알리기 위함이다.
책에는 민족교육의 터전이었던 보성학교와 일산의 붉은 호랑이로 불렸던 독립운동가 성세빈선생, 친손자 성낙진 씨와 역사연구가 이현호·장세동씨와 나눈 인터뷰 글, 역사기행문이 실려 있다.
김승재 학생은 “성세빈 선생을 알리는 활동을 하다 보니 독립운동은 내 삶과 크게 떨어져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김효증 학생은 “많은 사람들이 보성학교, 성세빈 선생님을 역사에서 잊지 않도록 기억했으면 한다”, 김수진 학생은 “성낙진 선생님은 오래된 기억을 떠올리시며 눈물을 흘렸다. 당시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을지, 상상할 수 도 없었다”고 말했다.
안찬희 학생은 “지금까지 송덕비가 잘 보존된 것을 보면 성세빈 선생은 그 당시도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분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의 역사부터 차근차근 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울산대학생 겨레하나>는 이후 고 성세빈선생의 독립운동가 서훈을 위해 동구의 보성학교, 성세빈선생을 알리는 활동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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