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중단된 재난문자를 다시 보내 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4차 대유행 우려되는 시기에…” 일방적 중단에 불만 속출
"확진자 없는줄 알고있다 깜짝”…지역 커뮤니티 왁자지껄
"간단하게라도 재난문자 다시 보내주세요” 국민청원 등장
 행안부, `확진자 현황' 다시 발송키로…일정 조율중

정부는 과도한 재난문자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어나자 전국적으로 ‘재난문자 줄이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사전 안내나 홍보가 없었던 탓에 시민들 혼란만 가중됐는데, 일각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투표 독려를 위해 급하게 재난문자를 중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중단된 재난문자 매뉴얼에 ‘확진자 발생 상황과 동선’이 포함되면서 ‘피로감 대신 불안감이 상승한다’는 시민들의 극심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관련 국민청원까지 올라오자 정부는 ‘확진자 발생 현황’에 대한 재난문자를 다시 보내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시행 날짜를 조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시는 지난 1일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코로나19 재난문자 운영 매뉴얼’에 따라 코로나19 재난문자 발송을 최소화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긴급하지 않은 사안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도를 감안해 재난문자를 줄일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데, 홍보나 사전 안내 없이 일방적으로 중단하면서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일각에서는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었던 ‘재난문자’를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우려되는 이 시기에 갑자기 중단한 데 대해 이번 2021 재·보궐선거의 투표 독려를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확진자 발생 상황 및 동선’까지 재난문자 발송 금지사항에 포함되면서, 많은 이들이 확진자가 없는 줄 알고 코로나19가 잠잠해졌다 생각했다는 글들이 지역 커뮤니티에 잇따라 올라왔다.

지역 커뮤니티에는 “늘 오던 재난문자가 없어 요즘 울산은 확진자가 없는 줄 알았는데 홈페이지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나이 있으신 분들은 더 모르실텐데 코로나19가 잦아들었다 생각하고 풀어질까 무섭다”, “사람들 경각심이 없어져 외출이 잦아질 거 같다”, “피로감은 줄이고 불안감만 높이는 꼴 아니냐”고 우려 섞인 글들이 이어졌다.

‘확진자 발생 상황 및 동선’ 재난문자 중단에 대한 불만은 울산뿐 아니라 전국에서 빗발쳤고, 지난 3일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코로나 발생인원 재난문자 다시 보내주세요’라는 제목의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글쓴이는 “코로나 재유행의 조짐이 보이는데 정부에서 발생관련 재난문자 발송을 금지했다. 국민 피로 누적을 이유로 민원 넣으신 분들의 의견 및 수도권 지역민 의견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매일 발생 문자 하루 3번 받으며 정보를 얻었는데 갑자기 금지해서 황당하다”고 적었다.

이어 “코로나 관련 재난 문자 발송을 허가 하되 그날의 발생인원만 구별로 혹은 적절 하부행정단위 기준으로 정리해 큰 행정단위에서 정해진 시간에 한두번 보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울산시 역시 다양한 통로로 관련 민원이 쏟아지는 상황이라 시민들의 불만을 충분이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행전안전부의 지침을 어기고 재난문자를 보낼 경우 재난문자 송출권한을 넘겨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기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울산시는 별도 요청 없이 재난문자를 직접 통신사에 보내고 있지만, 송출권한이 넘어가게 되면 재난문자를 보낼 때마다 상급기관의 요청을 거쳐야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게 바뀌게 돼 위급한 상황에서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위에서 지침이 내려 온 상황이라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다”며 “행안부 회의 때 건의를 했고, 1일 1회 종합적으로 발생현황을 보내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재난문자 문제에 대한 대응책을 고심했었다"며 "계속 민원이 이어져 내부적으로는 확진자 정보 등 필수항목들에 관해 다시 재난문자를 보내는 걸로 결정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행까지는 텀을 둬야할 것 같다고 전해 빠르게 중단된 재난문자가 선거를 전후로 언제 재개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5일 하루동안 울산 코로나19 확진자는 1명 발생해 누적 확진자는 1,182명이 됐다. 이 확진자는 지난달 31일 증상 발현으로 검사를 받은 후 양성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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