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속도전' 국민의당 '속도조절' 야권 통합 두고 미묘한 온도차

국민의힘이 야권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국민의당은 당 내 이견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합당 이슈에서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야권 통합’이 필요하다는 큰 틀에는 동의하지만 추진 속도와 방식에선 온도차가 느껴진다.
국민의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은 18일 “국민의당에서도 통합 찬성 의견이 모인다면 당장 다음 주말이나 그다음 주초에라도 양당의 합당 선언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하며 합당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 대표 대행은 19일 전국 시도당위원장 회의를 통해 당내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칠 방침인데, 시도당위원장 회의에서도 합당 의지를 재확인할 것으로 낙관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현역 의원들의 최고 의결기구인 의원총회에서 통합을 찬성하고 추진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이와 달리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당내 이견을 부각하며 속도조절에 나선 분위기다.
안 대표는 충청 지역 당원 간담회 이후 “통합에 대해 찬성하는 분도 반대하는 분도 있다. 찬성하면서도 여러 가지 우려하는 게 많았고, 지금 당장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원들 사이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전국시도당 당원간담회 일정이 23일까지 예정돼 있는 가운데 광주 당원들의 반발이 거셀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국민의당은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정리해 최고위원회에서 최종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국민의당이 ‘당 대 당’ 신설통합을 염두에 두고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와 논의를 이어가기 위해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통합 방식에는 안 대표의 개별 입당, 흡수 합당. 신설 합당 등이 있는데, 흡수통합론에 거리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국민의당 측에서는 안 대표의 향후 대권 행보 등을 고려했을 때 ‘범야권 혁신 플랫폼’을 비롯한 안철수표 키워드를 살려가려면 신설통합이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권 통합이 신설 합당 방식으로 진행될 경우 당명이나 로고, 정강정책 등을 바꿔야 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