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운대백병원 산부인과 전균호 교수.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원장 최영균)은 유방암을 앓았던 환자가 항암치료 후, ‘가임력 보존 프로그램’을 통해 최근 건강한 여자아이를 출산했다고 18일 밝혔다.

결혼 후 출산을 희망했던 서모 씨(33)는 안타깝게도 2015년 유방암 판정을 받고, 그해 8월 해운대백병원 유방센터 김운원 교수에게 수술을 받았다. 당시 20대였던 이 여성은 항암 치료 후 출산을 위해 해운대백병원 ‘가임력 보존 프로그램’에 등록했다. 유방센터와 연계해 불임클리닉에서는 이 여성으로부터 난자를 채취, 체외수정(시험관아기) 통해 8개의 배아를 냉동 보관하는 가임력 보존 치료를 시행했다.

유방암 수술 이후 항암, 방사선 치료를 받고 호르몬 치료를 해오던 이 여성은 5년간 치료·추척 관찰을 마치고 지난해 7월에 냉동 배아 이식으로 임신에 성공했고, 지난 14일 2.8kg의 건강한 여아를 자연 분만했다.

가임력 보존 프로그램이란 가임 능력이 떨어져도 임신의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술로, 여성이나 남성에서 가임 능력이 저하되기 전에 자신의 난자나 정자, 고환 조직, 배아를 장기간 동결 보존했다가 향후 원하는 시기에 동결 보존된 생식세포로 임신을 시도하는 치료이다. 대표적인 예로 가임기의 암 환자가 수술, 항암, 방사선 등의 치료로 인해 난소나 고환 기능이 저하돼 불임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 시행되고 있고, 그 외에도 조기 폐경의 가족력이 있을 때, 난소 및 고환 수술 예정일 때 필요할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암 환자 들 뿐만 아니라 사회 활동, 만혼 등의 이유로 40대 이후 원할 때 임신을 하기 위해 젊고 건강한 나이에 난자, 정자를 냉동 보관 하고자 가임력 보존 프로그램을 시도하는 예도 늘어나고 있다.

산부인과 전균호 교수는 “향후 임신을 원하는 암 환자에서 가임력 보존 치료는 최근 암 완치율이 높아짐에 따라 암 치료 이후에도 아이와 함께하는 행복한 가정을 계획할 수 있는 선택이 되므로, 암 진단 즉시 가임력에 관한 상담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 / 김성대 기자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