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 가격 상승세가 좀체 꺽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4월 울산지역 소비자물가가 4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팍팍한 가계 살림에 장바구니 물가까지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경제 부담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5일 동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울산지역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9(2015년=100)으로 작년 동월 대비 2.3% 상승했다. 2017년 3월에 2.3% 오른 이후 4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울산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0.4%), 12월(0.4%), 올해 1월(0.5%), 2월(1.0%), 3월(1.5%), 4월까지 6개월 연속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울산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2%대로 상승한 것은 2017년 8월(2.2%) 이후 3년 8개월 만이다.

울산은 2017년말부터 진행된 조선업 부진 여파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로 인해 최근 까지 3년이상 0~1%대의 저물가 기조를 이어왔다.

최근의 소비자물가 상승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것이 이같은 기저효과 영향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웃돈 데는 농축수산물 가격의 지속적인 오름세와 유가 상승, 수요 증가에 따른 서비스 가격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게 중론이다.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생활물가지수는 작년 동월 대비 2.8% 상승했고 신선식품지수는 14.7% 올랐다. 다만 신선식품지수는 2월(21.4%), 3월(18.2%)보다는 상승폭이 다소 줄었다. 품목별로 보면 파(192.5%), 배(82.4%), 사과(79.8%), 마늘(43.8%), 고구마(35.1%) 등이 급등했다.

상품 가격은 1년 전보다 3.7% 상승했다.

장바구니물가와 직결되는 농축수산물이 12.6% 크게 올랐다. 생육 부진으로 인해 파가 192.5% 올랐고, 사과(79.8%)와 고춧가루(42.3%), 국산쇠고기(12.2%)가 두 자릿수 이상 상승했다.

공업제품도 2.6% 상승했고, 전기·수도·가스는 5.8% 내렸다. 공업제품 중에는 구두(15.1%)와 경유(15.0%) 등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서비스 가격도 1.0% 올랐다. 집세(1.1%)와 개인서비스(2.1%)가 상승했고, 공공서비스(-1.7%)는 내렸다.

경기 회복이 가시화하면서 서비스 지수도 2018년 8월(1.5%)이후 처음으로 1%대 상승률을 보였다.

지출목적별로 살펴보면 식료품·비주류음료(7.9%), 교통(5.7%), 음식·숙박(2.7%), 의료·신발(1.4%), 오락·문화(1.2%), 가정용품·가사서비스(0.9%), 보건(0.8%), 주류·담배(0.2%) 등이 올랐다.

반면 교육(-3.2%)과 통신(-1.8%). 주택·수도·전기·연료(-0.3%)는 하락했다.

동남지방통계청 관계자는 “2020년 4월 바닥을 쳤던 국제유가가 이후 꾸준히 오른데다 최장 기간의 장마에 작황 부진에 따른 농수산물 가격이 좀체 내려가지 않으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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