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울산대학교 캠퍼스 내에 청소노동자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 대학생 온라인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 갈무리.  
 
   
 
  ▲ 대학생 온라인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 갈무리.  
 

최근 울산대학교 총학생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한 설문조사가 지역 대학생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현재 교내에 내걸린 청소노동자 현수막 실태에 대해 재학생 생각을 묻고 있는 건데, 설문내용이 다소 편향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총학생회 측은 “설문조사는 계속 하되, 보다 명확한 내용으로 재공지하겠다”는 입장이다.



13일 울산대 등에 따르면 제37대 총학생회(총학)는 전날부터 교내 청소 노동자 현수막에 대해 실태를 파악하고자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현수막은 약 1년 전부터 울산대에 붙기 시작해 현재 20장 가량이 정문 일대를 비롯해 캠퍼스 곳곳에 게재돼 있다.



질문은 △현재 학교에 걸려있는 교내 청소 노동자 관련 현수막에 대한 상황을 인식하고 있는지 △현재 교내 청소 노동자 관련 현수막을 보고 불편함을 느낀다면 어떤 불편함을 겪고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개선됐으면 좋겠는지 △청소 노동자 관련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등 4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이 같은 설문조사는 각 학과 단체대화방 등에 공유됐다.



문제는 설문조사가 단체대화방 등에 본격 공유되며 발생했다. 재학생 대다수가 질문 내용을 두고 ‘일방적인 답변을 요구한다’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한 대학생은 “청소 노동자들 현수막 문제에 관련해 불편함을 기본 전제로 진행돼 학생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런 반응은 총학 SNS와 대학생 온라인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 등에서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학교측과 청소노동자측 간 분쟁 내용을 다루지도 않은 설문조사에 부끄럽다’ ‘총학에서 왜 이런 설문조사를 진행하는지 모르겠다’ ‘불편하길 종용하는 것 같다’ 등 부정적인 댓글이 대다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총학측은 “순수하게 재학생 입장을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라고 일축했다.

총학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교내에 청소노동자와 관련된 현수막이 설치되면서 청소노동자와 용역업체, 학교측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눠왔다”며 “노사 입장이 모두 달라 설문조사에 양측 내용을 밝히지 않고 진행하게 됐다.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학생들이 청소노동자와 학교 간 문제를 몰라 발생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노사 양측이 주장 중인 내용을 확인해서 다시 공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학 관계자는 “학생들이 교내 현안을 해결하면서 학교 이미지를 지키고, 학교 자존감을 찾으려고 한 행동으로 이해해주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청소노동자 현수막 철거가 이뤄져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수막 게재가 지속되면서 교내 통행이 불편해지고, 학교 명예도 실추된다는 것이다.

한 대학생은 “노조측에서 수년 동안 학교 이미지에 타격주려는 의도인 것 같다”며 “졸업식 때나 교내 행사 때마다 눈살 찌푸려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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