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효과’로 울산 보수 정치권에도 젊은 변화의 ‘돌풍’이 불고 있다. 30대 당대표가 선출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에 젊은 층의 책임당원이 이례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이들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핵(核)’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14일 국민의힘 울산시당에 따르면 당대표 선거가 진행된 지난 11일 전당대회를 전후해 한달여 간 울산시당에 가입한 20~30대 책임당원은 1,200여명이다.
그동안 국민의힘 시당에 누적돼 왔던 20~30대 책임당원은 2,100여명에 불과했으나, 이준석 효과로 청년층이 단기간에 무려 50% 이상 증가해 ‘젊은 보수’로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현재 총 1만6,000여명의 시당 책임당원 가운데 3,300여명이 청년층으로, 비율은 한달 전 약 13%에서 현재 20%를 넘겼다.
특히 책임당원은 월 1,000원 이상, 3개월 이상 당비를 내는 당원으로, 그만큼 당에 대한 애착과 열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전에도 선거 전에는 출마를 위해 책임당원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입당이 증가하고는 했지만, 젊은 층의 비율은 극소수였고 이마저 비자발적인 경우도 즐비했다.
이번에는 모집기간이 아닌데다 청년층이 자발적으로 가입했다는데서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이 시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들은 입당 과정에서도 기존과는 다른 방식을 선호했다. 직접 찾아와 입당원서를 내기보다는 온라인 입당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당은 입당 처리에만도 일손이 부족하다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시당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보수의 낡은 이미지를 탈피하느라 청년층을 찾아다니며 인위적으로 문호를 개방하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며 “이를 이준석 효과가 자연스럽게 문호를 개방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당대표가 제시한 ‘공직후보자 자격시험’도 청년들을 끌어들이는데 큰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의 기존 시스템은 상하관계를 강조하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올라가야 했다면, 이제는 실력으로도 발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기대가 생겼기 때문이다.
보수에 이런 청년층의 유입이 선거 전까지 계속 이어진다면, 내년 지방선거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시·구의원의 경우 국민의힘으로서는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새로운 인재 등용 시스템을 가동해야 하고, 이에 따라 자연스레 능력 위주의 세대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인지도나 경험이 필요한 단체장 이상 급 선거에서도 청년층의 영향력이 커짐으로써 선택을 받기위해 정당 차원이나 후보 스스로 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선거 방식도 기존의 조직 대 조직 싸움에서 벗어나 SNS 등 온라인으로 급속도로 전환될 전망이다.
최근 국민의힘 시당에 입당한 이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데도 적극적인만큼, 청년 일자리 정책 등에 있어 탁상공론이 아니라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청년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도나 참여가 확대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라며 “그러나 기존 보수정당이 이들을 흡수하기 위해 얼마나 자신들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시스템을 혁신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돌풍’이 될지 ‘미풍’으로 그칠지는 정당이 하기에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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