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중구 학성동 469블록 가로주택정비사업 추진위원회가 14일 중구청 앞에서 소극행정을 지적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학성동 469블록 가로주택정비사업 추진위원회 집회
“구청과 사전검토 후 서류 접수했는데 재검토라니…”
  중구 “향후 이의제기 등 문제 미연에 방지하고자 검토중”

 

울산 중구가 주민 주도 소규모 정비사업 업무 처리를 두고 소극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울산 중구 학성동 469블록 가로주택정비사업 추진위원회는 14일 중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는 사람도 점점 줄고, 집 안에 물이 세는 등 낙후돼 개발 아니고서는 답이 없다”며 “관할구청이 나서서 도와줘야 하는 상황임에도 주민들 주도로 하고 있는데, 관할구청의 소극적인 태도로 사업만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구청과 사전검토 후 동의서 징구까지 모두 처리해서 구청에 서류 접수했는데, 이제 와서 문제 있으니 다시 검토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중구에서는 기존 주민들 집의 가치를 책정한 종전가를 개인별 서류로 명시하지 않아 문제가 있다며 주민 서명을 다시 받아오라고 한다”며 “이에 대해 신탁사가 법률검토서와 타사업장 사례를 제출하고, 주민들이 찾아가 설명해도 ‘전국 다른 현장들이 잘못됐다’는 답만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구에서는 가로주택 사례가 최초라며 잘 모르겠다는 식으로 하더니, 이제야 늑장 부리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시청 앞에서도 집회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학성동 469블록은 옥성초등학교와 새치 남경파크 아파트 중간에 위치한 주택밀집지역이다. 이곳은 주변 환경과 기반시설이 노후화돼 빈집 등이 많아 정비가 시급한 실정이라는 게 추진위의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학성동 469블록 일대 주민들은 소규모 재건축 중 하나인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하게 되면 일반적인 재건축보다 적은 규모로, 사업절차가 간소하며 이해관계가 적어 사업 추진이 다소 수월하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주로 노후·불량 건축물이 밀집한 가로구역을 대상으로 하는데, 기존 가로(도로)를 유지하면서 소규모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식이다.

사업 적용 기준은 도시계획도로나 건축법상 폭 6m 이상 도로로 둘러싸인 면적 1만㎡ 미만 가로구역이어야 한다. 폭 4m를 초과하는 도시계획도로가 해당 가로구역을 통과하지 않아야 한다. 또, 노후·불량건축물 수는 해당 사업시행구역 전체 건축물 수의 3분의 2 이상이어야 한다. 기존주택 호수 또는 세대수는 △모두 단독주택인 경우 10호 △모두 공동주택인 경우 20세대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으로 구성된 경우 20채 이상이어야 한다.

일부 주민들 중심으로 추진위가 발 빠르게 꾸려졌다. 올해 2월 신탁방식 가로주택 정비사업 설명회를 개최하고, 3월에는 신탁계약 체결과 동의서 접수 기간을 뒀다. 가로주택정비사업 절차에 따라 4월 15일 중구에 사업 신청을 접수한 상태다.

이에 대해 중구 관계자는 “가로정비법 개정에 따른 구비 서류가 들어오고 있지 않고, 옛날 방식대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이행하지 않을 시 향후 이의제기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이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검토 중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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