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정제마진 개선 전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변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추락한 정유사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배럴당 3달러까지 오르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휴가철 '드라이빙 시즌'을 거치면서 휘발유 수요가 증가한 영향인데, 업계에서는 정제마진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와 함께 연말까지 개선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 13주 연속 상승 연합뉴스

3일 업계에 따르면 8월 첫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3.2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 등 비용을 뺀 것으로, 업계에서는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정유사 입장에서 정제마진이 여전히 손익분기점에 미치지 못해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최근 정제마진이 지난해 3월 이후 최고 수준을 보이면서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정제마진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석유제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지난해 5월 마이너스 1.5달러까지 곤두박질쳤고, 이후 0∼1달러 수준을 맴돌았다.

올해 들어서도 1∼2달러 수준에 머물던 정제마진은 6월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해 지난주 배럴당 3달러 선까지 올라왔다.

최근 정제마진 개선세는 급증한 휘발유 수요가 견인했다.

6월 여름 휴가철 '드라이빙 시즌'이 시작되면서 이동량이 증가해 휘발유 수요가 늘었고, 이에 따라 휘발유 크랙(원유와 석유제품 가격 차이)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휴가가 절정에 들어서면서 휘발유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낮은 휘발유 재고로 가격이 뛰면서 정제마진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석유제품 현물시장에서도 정제마진 개선세가 기록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전유진 애널리스트는 "일간 기준 스팟 정제마진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5달러를 넘어섰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휘발유 수요 회복이 유럽·아시아 지역으로 확산하고, 3분기에도 높은 마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국가 간 이동 제한이 지속되면서 항공유 수요는 여전히 저조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국내 정유사들은 정제마진 개선세에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정유사들은 올해 상반기 국제유가 상승 덕분에 일시적인 재고 수익을 올렸지만, 장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정제마진 개선을 고대해 왔다.

업계는 하반기에는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경제 회복이 가속화 하면서 정제마진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는 변수로 남아 있다.

국내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으나 변이 바이러스 출현과 인도, 베트남 등 역내 재유행으로 정제마진 회복 속도가 지연될 수 있다"며 "손익분기점 이상의 정제마진은 이르면 연말이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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