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울산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2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KTX 울산 역세권 연결도로 사업에 관한 행정사무조사 시행 건의의 건’ 표결이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의원들이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소유의 부동산을 겨냥한 KTX 울산 역세권 연결도로 변경 관련 행정사무조사를 야당 의원들과의 마찰 끝에 강행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15년이나 지난 사안을 뜬금없이 이슈화시키는 것은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위한 정치적 쇼”라고 반발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은 “중앙에서 의혹이 제기된 지금이야 말로 지역의회에서 조사하기 적절한 시점”이라면서 안건을 통과시켰다.

울산시의회는 14일 제22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민주당 소속 장윤호 시의원이 전날 발의한 ‘KTX 울산 역세권 연결도로 사업에 관한 행정사무조사 시행 건의의 건’을 표결에 부쳐 찬성 16명, 기권 6명으로 원안가결 했다.

울산시의회는 민주당 소속 의원 17명, 국민의힘 소속 5명 총 22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민주당 측에선 출석하지 않은 의원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찬성표를 던졌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 전 모두 퇴장해 기권 처리됐다.

민주당 장윤호 의원은 제안 설명에서 “KTX 울산 역세권 연결도로 노선 변경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통상적인 의정활동으로는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심도 있는 조사활동을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표결에 앞서 찬반토론이 진행됐다. 국민의힘 고호근 의원은 “울산시에서 (도로 노선에 대해) 문제가 없고 특정인에 대한 이득이 없는 상태라고 했는데, (민주당 의원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며 “의장이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사인했는지, 당에서 지시한 것은 없는지 답변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소속 박병석 의장은 “국회의장은 당적을 포기하고 중립적으로 진행하도록 법에 명시돼 있고, 지방의회는 당적을 유지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이 문제 제기는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며 “다만 한 번도 편파적으로 의장직을 수행한 적 없다”고 답했다.

민주당 김선미 의원은 “(민주당은) 누구의 지시에 의해서 그러지 않는다. 각자 의원들이 독자적으로 움직인다”며 “중앙 정치권에서 불거진 지금 시점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신상발언 등을 통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김종섭 의원은 “행정사무감사라는 제도도 있고 상임위에서 얼마든지 조사할 수 있는 부분을 이제 와서 뜬금없이 수면 위에 올려놓은 것은 정치적 공작이라는 의문 밖에 안 든다”고 했고, 윤정록 의원은 “지방의회가 중앙 공작정치의 재판이 돼서는 안 된다. 여당 의원들은 조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의회는 행정조사위원회 구성 등 절차와 방법 등을 논의한 뒤 다음달 시작되는 정례회에서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민주당 울산시당 최덕종 대변인은 이날 ‘반복된 우연은 우연이 아니다’란 논평을 내고 “최근 김기현 의원은 자신 소유의 구수리 임야와 관련해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페이스북에 해명자료를 올리면서 울산역세권-삼동면 일반도로 노선도를 공개했다”며 “공개된 자료에는 도로가 김 의원 임야 중간을 지나고 있다. 공개된 울산시 도시계획도로의 위치보다 더 중앙으로 도로선형이 변경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김 의원은 왜 자신에게 많은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는지 숙고하고 자성해야 한다. 소상히 그 경위를 밝히고 잘못이 있다면 응당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도로 관련 행정절차는 전임시장 시절에 진행된 것으로 본인이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고, 단 한건의 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적도 없다”며 “민주당 시의원들은 행정사무감사니 뭐니 하기 전에 같은 당 소속의 송철호 울산시장으로부터 저와 관련된 자료를 모두 받아 확인부터 하면 될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후보가 단군 이래 최대의 권력형 부동산 개발 비리에 연루되자 민주당이 다급해진 것 같다”며 “아무리 그렇더라도 너무나 허황되고 왜곡된 가짜뉴스를 만들어 유포하고 정쟁의 도구로 활용하려는 민주당의 행태가 참 딱하고 애처롭기까지 하다. 저는 대장동 사건의 ‘그분’처럼 숨지도, 피하지도 않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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