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사케, 러시아의 보드카, 멕시코의 테킬라처럼 한국에는 고유한 맛과 향을 지닌 술이 있다. 영어로 전통주를 부를 때도 기존 영어 단어로 풀어 쓰지 않고 발음하는 대로 ‘Sool’이라고 쓴다. 한국에서 나는 곡류로 빚은 전통주는 와인 이상으로 제조법과 양조장별 개성이 다양해 다른 말로 대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전통주는 우리 민족의 정신과 혼이 담겨 있으며, 건강이나 영양 측면에서 매우 우수하고 그 우수성은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
최근 수입맥주의 열풍이 드세다. 대형마트 주류매장에 수입맥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술 소비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이다. 전체 주류시장 가운데 전통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에 불과하다. 아쉽지만 막걸리 수출물량은 60% 정도까지 감소하였고 내수도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전통주의 기반이 농업에 있다는 생각으로 산업적인측면뿐만 아니라 문화적인측면으로도 전통주를 접근하면서 전통주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전통주는 종류도 다양하고 여러 가지 기능성을 지니며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지역 관광상품이나 수출상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국산 농산물로 만든 전통주의 소비촉진이 농가소득 증대와도 무관하지 않은 만큼 전통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시장규모 확대로까지 이어지도록 새로운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농산물 소비촉진과 농촌경제의 활성화 그리고 전통문화의 계승, 나아가 민족 자존심의 고취를 위해서도 전통주는 육성되어야 한다. 앞으로 술집이나 식당에서 “아줌마, 전통주 한 병 주세요!”라는 말을 자주 들었으면 한다.

이재학 농협경주환경농업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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