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6시 55분께 나일론 생산동 공조설비서 ‘불’ 덕트타고 번진 듯
  완제품 보관 창고로 옮겨 붙어…진화나선 직원 2명 연기 흡입 병원행
  인력 662명·장비 80대·헬기 4대 동원…24일 오후 4시 50분께 완진
“나일론 화재에 바람도 강해…대용량포 방사시스템 등 공동대응 ‘성과’”

 

   
 
  ▲ 지난 23일 오후 6시 53분께 울산 남구 매암동 효성티앤씨 울산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다. 우성만 기자  
 

섬유 소재를 생산하는 효성티앤씨 울산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22시간 만에 진화됐다.
강한 바람이 부는데다 불이 난 공장내부에 인화성 물질과 섬유제품이 많이 쌓여 있어 완전진화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다행히 불길이 다른 공정이나 인근 공장지대로 더 확산하지는 않았고, 초기 화재진화에 나선 공장직원 2명이 연기를 마시고 병원치료를 받았다.

지난 23일 오후 6시 55분께 울산 남구 매암동 효성티앤씨 공장 건물에서 불이 났다.
불은 지하 1층∼지상 6층 연면적 2,7141㎡규모의 공장내 생산동에서 시작됐다. 소방당국은 이 건물내 지하 1층 나일론 생산설비의 동력 공조설비에서 시작된 불길이 ‘덕트(공기나 액체 등이 흐르는 통로)’를 타고 건물 상층부로 확대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덕트가 불길을 상층부로 끌어올리는 통로 역할을 한 것이다. 이후 불은 공장 건물에서 인접한 완제품(나일론 실) 보관 창고로도 옮겨붙으면서 확산했다. 창고에 보관된 나일론 원사더미는 화재 확산의 불쏘시개로 작용하면서 진화에 큰 걸림돌이 됐다.
화재 초기 직원 2명이 연기를 마시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외 공장 내부에 다른 사람이 없다는 점은 비교적 신속하게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23일 오후 7시 40분께 관할 소방서 인원과 장비를 모두 동원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한데 이어 오후 10시 36분께 인접 소방서의 소방력을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섰다. 또 부산·경남·경북소방본부에도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
불길은 13시간이 지난 24일 오전 8시15분께 1분에 최대 7만5,000ℓ의 소방용수를 130m 거리까지 방수하는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이 현장에 투입되면서 조금씩 누그러졌다. 소방대는 주변 공정으로 불길이 확산하는 것을 막는데 안간힘을 쓰면서 최초 발화지점에 대한 진화작업에 주력했다.
큰 불길이 잡힌 오후 2시께 소방대는 공장 내부로 인력을 투입해 잔불 정리에 나섰는데, 공장 내부에 불씨가 많이 남아있어 강한 바람에 불길이 다시 번질 우려 때문에 소방대가 현장에 장시간 대기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 50분께 화재가 완전히 진화됐고, 오후 5시 30분께 대응 1단계 발령도 해제됐다.
이번 화재 진압에는 662명의 인력과 80대의 장비, 헬기 4대가 동원됐다.
소방 관계자는 “나일론이 화재에 취약하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진화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대용량포 방사시스템과 소방력을 총동원해 완전 진화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효성티앤씨 울산공장은 국내 나일론 생산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관련 업계는 이번 화재로 빚어질 생산 차질 등 후속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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