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문화예술회관 전경.  
 

#직장인 A씨는 평소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 울산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 걸렸다는 소식을 접하고 친구와 함께 지난 15일 울산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장을 찾았다. 그런데 전시장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혹시나 하고 회관에 전화를 해봤지만 돌아온 건 “일요일에 문을 열지 않는다”는 답변뿐이었다. 할 수 없이 허탈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사회적?거리두기?해제에?따라?그간?중지됐던?각종?문화행사들이?속속?재개되고?있고, 일상회복에?맞춰?문화시설을?개방하고?있지만 울산의 공공문화시설들은 아직도 일요일에는 문을 굳게 걸어두고 있어 직장인들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5일부터 특별기획전시‘못다 핀 한국예술가’를 열고 있는 울산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장의 경우, 전시기간 중 일요일에는 문을 열지 않는다.
이 전시는 무궁한 예술적 가능성을 지녔음에도 자신의 예술세계를 마음껏 꽃 피우지 못하고 일찍 떠난 작고 작가 8명의 회화, 조각, 판화 등 미술작품 총 57점을 한자리에서 펼치는 자리로, 평소 울산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승조, 전국광, 최욱경, 권진규, 구본주, 손상기, 오윤, 손현욱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울산문화예술회관은 이 전시를 두고 “한국 근·현대미술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정작 일요일에는 전시장 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 있어 직장인들에게 전시관람 기회가 적을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울산문화예술회관은 “울산시립미술관이 개관 후 월요일에 휴관하면서, 회관은 기존 월요일 휴관을 일요일 휴관으로 바꾸는 것으로 내부 운영계획으로 정했다”며 “직장인들의 관람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일요일이 아닌 화, 수요일 휴관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이 이용하기에 불편한 곳은 울주문화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울주문화예술회관과 서울주 문화센터도 마찬가지다.
울주문화예술회관은 일요일에 문을 닫고, 서울주 문화센터는 일요일뿐 아니라 월요일까지 문을 열지 않는다.
울주군에 거주하는 직장인 B씨는 “지난해 말 휴일을 이용해 오 윤 회고전을 보러갔다가 발길을 돌린 적이 있다”며 “일요일과 월요일에 문을 닫는다면, 토요일에도 근무하는 근로자들은 언제 문화생활을 즐기라는 건지, 왜 우리가 열심히 세금을 내야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울주문화재단 관계자는 “일요일까지 전면 개방하는 것은 운영인력문제 때문에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며 “올 하반기에 시설 마당을 활용해 주말에 야외서도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의 한 문화예술인은 “울산은 근로자의 도시가 아닌가. 말로는 ‘문화’를 외치면서 문화 행정은 뒤로 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도서관이나 박물관처럼 문화예술회관도 일요일에 전면 개방해 시민들 특히 직장인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중구문화의전당은 갑작스럽게 직장인들을 위한 야간강좌를 폐지해 반발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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